몸에 좋은 전통 채소 ‘배추’
한국인이 배추를 이용한 최초의 문헌은 ‘동국이상국집’(1241)으로 처음에는 소금에 절여 부식으로 이용했고, 13세기 경 고려 고종 때 발간된 의학 서적인 ‘향약구급방’에는 약용으로 재배되었다고 기록됐다. ‘동의보감’(1613)에 배추는 ‘음식을 소화시키고, 기를 내리며, 장위를 통하게 하며, 가슴속 열을 내리고, 소갈을 멎게 한다’라고 기록이 되어 있다. 배추를 김치로 이용한 기록은 ‘농가월령가’(1816)에 기록되어 있는데, 당시 편찬된 백과사전인 ‘규합총서’에는 김치 관련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보아 19세기 초기까지 배추는 부식으로 일반화 되지 않고 약용으로 재배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배추의 학명은 ‘brassica rapa’로, ‘brassica’는 그리스어의 ‘brasso(삶는다)’는 의미로 이는 켈트어의 ‘bresic(양배추)’로부터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rapa’는 그리스어 ‘rapus’에서 유래된 말로 켈트어의 ‘rab’이 어원이다. 이 단어는 히브리어로 ‘치료하는 여호와’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로써 배추는 국내 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약용으로 오랫동안 이용되어 온 것으로 판단된다.
배추에는 비타민, 미네랄, 섬유질, 시스틴 등이 풍부하여 건강에 좋은 채소로, 특히 녹색잎 부분에 비타민 A와 C가 많이 들어있다. 배추 특유의 구수한 맛을 내는 ‘시스틴’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숙취 해소에 도움이 있으며, 톡 쏘는 맛을 내는 ‘글루코시놀레이트’는 항암, 항균, 살충의 기능이 있다. ‘글루코시놀레이트’는 양배추, 브로콜리, 순무 등 다양한 십자화과(배추과) 채소에서 발견되는데, 특히 배추는 국내에서 재배되는 대부분의 품종에서 ‘글루코브라시신’이라는 항암 기능성 물질이 포함된 것이 확인됐다(’11, 농촌진흥청). 배추의 진한 초록색 겉잎에는 엽록소가 많고 항암 기능성 물질로 밝혀진 글루코시놀레이트류가 많으며, 노랗고 고소한 속잎에도 역시 항암물질로 알려진 베타카로틴과 눈을 보호하는 루테인이 함유되어 있다. 배추의 항암 물질은 과거부터 존재했으나 그 존재를 확인하는 방법이 최근에 개발되어 고기능성 품종 개발을 위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품종 선발 당시인 2009년도에는 ‘원교20037호’의 쌉쌀한 맛이 강하여 고민을 하였으나, 내병성도 강하고 구의 모습도 양호하여 선발하였다. 그런데 이 쌉쌀한 맛이 암을 이겨낼 수 있는 글루코시놀레이트의 특유한 맛임을 2013년도에 밝혀냈으며, 이를 계기로 농가에 계약재배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팜앤마켓매거진 3월호 자세히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