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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사과 농사 골칫거리 6여 종 병해 동시다발 발생과 방제

농가 과원 상황에 맞는 약제살포력 선택 중요

사과는 병이 많이 발생하는 작물 중 하나이다. 국내 사과나무에서 병해 발생은 총 41종으로 진균성 병해 32종, 세균성 병해 4종, 바이러스성 병해 4종, 바이로이드 병해 1종 등이 조사됐다.
현재 이 가운데 10여 종의 병해가 사과 재배 피해가 심각하여 농가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이런 많은 병들은 어떻게 해서 생겨나게 되는 것일까?


사과뿐 아니라 모든 식물에서 병이 발생하는 데는 주인(主因), 소인(素因), 유인(誘因)의 세 가지 요소가 갖춰져야 한다. 세 가지 요소를 자세히 살펴보면 먼저 주인은 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로서 곰팡이, 세균, 바이러스 등이 있는데, 사과에서는 대부분 곰팡이에 의해서 병이 발생한다. 소인은 식물이 병에 걸리기 쉬운 유전적 성질을 말하며 작물의 품종, 품종 간 개체에 따라 차이가 난다. 유인은 주인의 활동을 도와서 발병을 촉진시키는 환경요인을 말한다. 병 발생에 관여하는 환경요인에는 기상조건, 토양조건 등이다. 이들 중에서도 습도를 좌우하는 강우가 병 발생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
따라서 병에 걸리지 않고 건전하게 사과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위의 세 가지 요소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주인인 병원체의 밀도를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병원체는 화학적 방제, 생물적 방제, 물리적 방제 등의 방법을 통해 적절하게 발생을 억제할 수 있으며 주로 화학적 방제를 많이 이용한다.
소인의 경우는 병에 강한 품종을 선택하여 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수의 특성상 한번 재식을 하면 품종을 갱신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재식 후에는 주인과 유인(환경요인)의 조절만을 통해 병 방제가 가능하다. 유인(환경요인)의 경우 노지에서 재배하는 과수는 환경을 조절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특히 환경요인 중 병 발생에 가장 중요한 요인인 강우의 경우는 사람이 조절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소인과 환경요인을 관리하여 병 방제를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사과 재배 기간 중에 비가 자주 내린다. 특히 장마기간 중에 진균성 병해들의 감염이 활발히 일어나기 때문에 살균제를 살포하지 않고 재배한다면 90% 이상의 과실이 수확 전에 부패하여 낙과하게 되고 수확기까지 나무에 달려 있는 사과조차도 상품성이 전혀 없는 과실이 된다. 이렇게 사과 재배에 있어서 농약 사용은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농약은 토양 및 수질오염 유발, 농약잔류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 및 거부감, 약제 저항성균 출현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냥 무분별하게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농약 사용을 최소화하고 효과적으로 방제하기 위해서는 순간순간 임시처방에 의한 약제 살포보다는 체계적인 약제살포력에 맞춰 방제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리고 약제살포력 개발 및 방제를 위해서는 첫째, 병의 발생생태에 대한 이해이다. 둘째, 동일시기에 발생하는 다른 병해들에 대한 동시방제 방법의 확립이다. 셋째, 사과 품종별 병 저항성 정도의 고려이다. 넷째, 농약 작용상의 특성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필수적이다. 이 중 중요한 몇 가지를 살펴보자면 먼저 병의 발생생태 중 약제살포력 개발 및 병해 방제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치는 주요 병해 6종의 감염가능 시기와 주 발생 시기는 아래 <표 1>과 같다.

<표 1>에 나타난 6종의 병 감염가능 시기 및 주 발생 시기에 의하면 이들 병해는 감염시기가 서로 매우 비슷하다. 이것은 사과 병해 방제를 매우 어렵게 하는 요인 중에 하나이다. 그 이유는 농업인이 농약을 1회 살포할 때 이들 6종의 병해가 동시에 방제할 수 있는 약제의 선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적인 지식과 많은 실내외 실험을 거치지 않고 최선의 약제를 선택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일반적으로 식물의 병은 품종에 따라 그 저항성 정도가 크게 다르므로 품종에 따라 병 방제체계가 달라야 하는데, 사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주요 사과 품종의 병에 대한 감수성 정도는 <표 2>와 같다.



사과원에 적용하기 위한 약제살포력의 개발은 1991년부터 경북대학교 엄재열 교수에 의해 시작되어 1998년 최초의 '10, 12회 사과 병해 방제 체계'가 개발되어 농가에 보급됐다. 이후 경북대학교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 공동으로 10, 9, 8, 7회 살포체계가 개발됐고 현재는 수출용, 국내 육성 품종 맞춤형 약제 살포력 등이 개발 또는 개발 중에 있다.
농가에서는 자신의 과원 상황에 맞는 약제살포력을 선택하여 병을 방제하고 아울러 사과나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재배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병원균이 서식하지 못하도록 과원 환경을 꾸준히 관리, 개선한다면 병해 피해에 대한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사과를 재배할 수 있을 것이다.

(<표1>과 <표2>는 팜&마켓 매거진 1월호 참조)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
농업연구사 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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