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농업의 빅데이터를 축적하여 농업의 가치를 부여하고 농가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수많은 노력을 아낌없이 쏟는 전남농업기술원.
박홍재 원장은 지난 2020년 제18대 원장에 취임한 이후 대한민국 농업의 심장, 전남농업의 자부심을 불어넣기 위해 4년여 동안 불철주야 현장을 뛰었다. 전남농업·농촌의 이미지를 더 넓고 높게 확장 시킨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6월 공로연수를 앞두고 있는데, 올해 중점 추진 사업과 전남농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들어보았다.
“전국 재배면적 13%인 1위를 차지하는 ‘새청무’벼와 숙면과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기능성 상추 ‘흑하랑’, 골드키위인 ‘해금’ 등은 우리 전남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자랑스러운 신품종입니다. 우리 농업 현실이 모두 어렵다고 말하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력에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더한다면 얼마든지 농업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으로 전남농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동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박홍재 원장은 “27년여 동안 농촌진흥사업 발전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농업인과 직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지자체 중 농업 규모가 가장 큰 전남에서 4년여 동안 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전남농업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 왔다.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청년농업인 경영 실습 임대 농장 조성과 4-H 회원 배가운동, 수출시장 개척에 노력했다. 전남농업의 가치를 세계 시장까지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전 직원들이 함께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추진할 주요 사업들은 무엇인지?
2022년부터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최근의 인플레이션은 국내·외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로 인해 물가와 금리가 상승하면서 도·농간의 소득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업 분야는 식량안보와 노동력 부족, 경영비 상승 등은 농업인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농업기술원은 AI 기반 디지털 농업 관련 기술 개발 보급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갖춘 청년농업인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농식품 가공 기술과 산업화를 위한 특화품목 육성 및 탄소중립 감축 목표 달성 등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농업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올해는 전남농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농촌진흥사업 방향을 △AI 기반 스마트농업 실용화 기술 개발·보급 △농식품 수출시장 안정 및 시장 개척지원 △농업인력 육성 및 청년 창업 활성화 지원 △소득 창출형 가공기술 개발 및 판매확대 지원 △기후변화 대응 탄소 저감 및 재해경감 기술 개발·보급 △유망 신품종 육성·보급 및 현장애로 대응기술 개발 △지역전략작목 육성 및 특화작목 부가가치 향상 기술 개발 △지속 가능한 동물복지형 스마트 축산 실현 등 8개 분야로 나누어 추진한다.
미래 성장동력을 자리 잡기 위한 과제는?
전남농업이 미래에 직면한 주요 과제는 인공지능 시대 기술혁신과 기후변화 대응 저탄소 농업기술 개발 및 시장 다변화와 농산물 가공산업 육성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기술혁신과 디지털화는 농업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센서 기술과 인공지능 및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작물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생산량을 최적화하는 등의 기술이 필요하다. 또 기후변화 대응 저탄소 농업기술 개발은 농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자원 효율성을 높이는 등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노력이다.
바이오차 활용 양분관리기술, 메탄 저감 미생물 활용 화학비료 절감, 마을단위 축산 저탄소 악취저감 모델 개발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농업 생산을 실현할 수 있다. 아울러 시장 다변화와 농산물 가공산업 육성은 단순한 농산물 생산에서 벗어나, 가공 및 유통 등 부가가치 향상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고 수출시장 다각화를 통해 나아가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과학 영농도 빼놓을 수 없다.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농업 분야에서 ‘스마트팜 혁신밸리’와 같은 정부의 농업 디지털화 정책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스마트팜은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다. 현재 전남의 스마트팜 설치 농가는 587농가 317.9ha로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농업기술원에서는 값이 싸고 사용이 편리한 보급형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해 농협과 함께 지난해까지 312농가, 95.8헥타르를 보급했다.
스마트팜 도입으로 수량 6%, 소득 17%, 상품성 4%가 각각 증가했고 농사에 필요한 노동력은 24%, 경영비는 9% 절감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게 확실한 성과가 나타난 만큼, 2025년까지 사업 기간을 연장해서 스마트팜 설치 농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스마트팜 기술의 고도화를 위해 이미지에 기반한 생육 측정기술과 햇빛량, 강수량 등 기상 데이터에 의한 스마트관수 제어기술을 확산하고 있다. 가뭄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상과 쌀 이외의 곡물 자급률 향상 등 노지 작물 안정생산을 위한 노지분야의 스마트팜 보급도 중요해지고 있다.
전남농기원은 스마트팜 확산을 위해 농업기술원 내 노지 스마트팜 테스트베드를 설치해 도내 확산의 전초기지로 삼고, 올해 농촌진흥청과 연계해 신안군 대파 작목을 대상으로 노지 스마트농업 시범지구를 조성하고 노지 스마트팜을 본격적으로 도입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청년농업인의 지역 정착을 위한 대책은?
최근 가업을 승계하려는 청년농업인과 귀농·귀촌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데, 4차 산업혁명 등 신기술 수용력이 높은 청년 세대 유입으로 농업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농업기술원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돈 버는 젊은 농업인 육성을 위해 청년창업농 86명이 유통조직체 ‘지오쿱’이라는 유통조합을 설립해 자신들이 생산한 제품에 대한 온-오프라인 판촉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농업·농촌의 현실이 농업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한 실정에서 인건비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이 스마트농업이다.
이에 신규 청년농업인에 대한 스마트팜 확산 원스톱 패키지 사업을 통해 경영실습 임대농장 확대조성 8개소와 스마트팜 자립기반 구축 25개소를 지원했다. 2026년까지 임대농장 100개소와 자립기반 100개소 총 200개소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잦은 이상기후로 탄소저감과 기후변화 대응은 농업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전남농기원은 겨울철 온난화에 의한 봄철 서리피해 예방과 여름철 고온, 집중호우, 태풍 등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상재해 조기경보시스템을 17개 시군을 대상으로 과수, 채소, 식량작물 등을 비롯한 38개 작목에 대해 기상정보 11종과 기상재해 15종 및 병해충 발생 예측정보를 알림 톡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저탄소 유기재배 기술을 패키지화해 현장에 적용하고 공익직불제 및 저탄소 시비 처방기준을 설정해 온실가스 감축기술을 적용한 저탄소 재배단지 5개소에 시범단지를 조성해 추진하고 있다.
전남의 친환경 유기농업의 나아갈 방향은?
전남의 친환경농산물 인증면적은 전국의 56%를 차지할 정도로 친환경농업의 메카와 브랜드를 공고히 다져나가고 있다.
농업기술원은 기술보급 지침서로 활용하기 위한 벼, 콩, 배추 등 18개 작목에 대한 작목별 토양관리, 품종선택, 양분관리, 병해충 관리기술 등을 담은 유기재배 매뉴얼을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천연자원으로부터 살충·살균 물질을 추출해 친환경 병해충 방제 제조에 관한 특허기술 20종을 개발해 농산업체에 기술이전을 거쳐 상품으로 생산 판매되고 있다. 또한, 도내 20개 농업기술센터에 유용미생물 생산시설을 구축해 유기재배 농가의 수요가 많은 12가지 미생물을 대량으로 증식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앞으로 기후변화 및 다양한 국가와 교역 확대에 따른 외래 병해충 유입 증가와 환경친화적인 농자재 사용과 농법의 변화에 따른 돌발·문제 병해충의 불규칙적인 발생에 대비해 병해충별 생리생태 현상 구명과 발육단계별 효과적인 방제를 위해 돌발해충인 갈색날개매미충 포획장치와 유아등, 먹이트랩 이용 먹노린재 방제 등 친환경 방제기술 개발 등에 역점을 두고 추진해 나아갈 방침이다.
*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4년 4월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