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본능을 고려한 사육 시설은 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번식 성적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은 어미돼지를 공간 활용이 자유로운 ‘개방형 사육 시설(스톨형 군사장치)’에서 지내게 했더니 도태율은 줄고 낳는 새끼 수는 늘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동물복지 시설의 효과와 국내 농장에 적용해 기르는 요령을 제시하기 위해 진행했다.
연구진은 어미돼지 60마리를 30마리씩 둘로 나눠, 한쪽은 일반 스톨(단칸우리)에서 키우고, 다른 쪽은 개방형 사육 시설에서 키우며 4개월간 관찰했다. 그 결과, 개방형 사육 시설에서 키운 돼지가 일반 스톨에서 키운 돼지보다 총 새끼 수는 0.5마리(4%) 늘었고, 발정 재귀일은 0.5일 줄었다. 도태율도 절반으로 줄었다.
움직이지 않는 시간도 13분의 1 수준으로 줄었으며, 움직임·탐색·관심·승가(올라탐) 등 어미돼지 본연의 다양한 행동 유형을 보였다.
‘스톨’은 사료를 주는 노동력 등을 줄이기 위해 어미돼지를 키우는 데 주로 활용하지만, 공간이 매우 좁아 동물복지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고 있다.
개방형 사육 시설은 스톨을 개조해 운동장으로 활용하며, 스톨에서 사료를 먹던 돼지들이 운동하거나 움직이고 싶을 때는 스톨을 벗어나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이를 농가에 적용할 경우, 일반 스톨의 뒷부분을 3분의 1 정도 잘라 운동장을 확보한다. 어미돼지를 교배 후 4주부터(임신 확인) 분만 1주 전까지 키우면 된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 김영화 농업연구사는 “스톨 사육은 노동력은 줄일 수 있으나, 공간이 좁아 운동량이 부족해 번식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번식 성적 향상뿐 아니라 동물복지 측면을 고려할 때 개방형 사육 시설이 널리 확대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