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은 토종벌 사육 농가에 큰 피해를 끼치는 ‘낭충봉아부패병’에 저항성을 갖는 새 품종을 개발해 내년부터 보급할 예정이다.
‘낭충봉아부패병’은 꿀벌 유충(애벌레)에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병에 걸린 애벌레는 번데기가 되지 못하고 부패한다.
2009년에 처음 발생한 뒤로 2년 만에 토종벌의 75%가 폐사하면서 우리나라의 토종벌 산업은 위기를 겪었다. 이후 봉군 관리 기술 개선과 방제 약제를 선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예방 효과 외에는 의미 있는 약제 방제 결과는 얻지 못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토종벌 낭충봉아부패병의 근본적인 해결은 저항성을 갖는 품종 개발이라는 판단에 따라 품종 개발을 위한 연구에 집중했다.
2009년 강진과 구미, 통영 등 10개 지역에서 토종벌을 수집한 뒤 바이러스를 주입해 살아남은 개체를 끊임없이 계대 사육했다.
최종적으로 저항성이 아주 뛰어난 모계 1계통과 저항성은 다소 약하지만 번식 능력이 뛰어난 부계 1계통을 선발했다. 그리고 이 둘의 교잡으로 저항력과 번식력이 뛰어난 새 품종을 육성했다.
이 과정에서 순계유지를 위해 인공 수정 기술과 빠른 질병 저항성 검정을 위한 애벌레 실내 사육 기술도 확립했으며, 기존에 꿀벌 육종에 15년이 걸렸으나 8년까지 줄일 수 있었다.
새 품종 토종벌은 알에서 애벌레, 번데기를 거쳐 어른벌레까지 일벌출현율이 79.1%(농가 사육종 7%), 일벌수명 21일(감염 재래종 11일), 벌꿀생산량은 1통당 4.8kg으로 낭충봉아부패병이 발생하기 전과 같은 결과를 보였다.
지난 7월 25일에는 농가 실증과 지역 적응 시험 평가회를 열었다. 사육 중에 병에 걸리면 재래종은 7일 안팎으로 폐사했지만, 새 품종은 병에 걸리지 않고 성장했으며 꿀을 채집하는 능력과 청소력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저항성이 뛰어난 모계 원종 벌통에 병에 걸린 재래종 벌집을 넣어 사육 할 때나 저항성 모계 여왕벌과 재래종 수벌이 교미해 증식한 벌통에서도 저항성을 보여 정상적인 발육을 확인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 이건휘 부장은 “이번에 개발한 낭충봉아부패병 저항성 품종이 토종벌 농가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한봉산업 재도약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