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농부나 전문 농업인이 되려면 끊임없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노력과 경험은 노하우로 축적해 나간다.
몇 년 사이, TV를 틀면 온통 먹방이거나 요리 예능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우리는 타인의 먹방의 삶을 쉽게 엿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정작 맛있는 요리를 먹을 수 있도록 신선한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땀방울을 흘리는 농부의 정성과 고통은 모르면서.
뜨거운 8월, 태안군 안면도에서 만난 장영창 농가는 모든 작목이 유기농이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농약 중독으로 1주일이면 2~3일은 병원에 다녔다고 한다. 농약에 중독되다 보니 농약 뚜껑만 열면 코로 먼저 갔다. 힘도 없고, 의욕도 없이 무기력 상태가 지속됐다.
1997년이던가? 벼멸구가 심각하게 발생한 시기에는 농약 통과 거의 살다시피 하다가 농약 중독이 심각했다. 그래서 2000년부터 친환경농업에 관심을 갖고 노력한 결과 고추, 참깨, 애호박, 무, 패션프루트 등 재배하는 작목은 모두 친환경 농업이라고 한다. 화학적 작물보호제를 사용하지 않지만, 농작업과 노동 강도는 관행농업보다 배 이상 투자해야 한다.
그는 “요즘은 오전에 일하고 오후에 병원간다”고 말했다.
친환경농업뿐 아니라 농사는 쉽지 않다. 농부는 먹을 거리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PLS 규정에 맞게 정성을 쏟아도 생산비도 못 건질 때가 더 잦다.
농부의 농사에는 정치적 성향이 없지만, 철학이나 신념이 담아있다. 하지만, 제값을 받아야할 농산물이 조금만 오르면 물가 상승 주범으로 몰아세웠다. 올해도.
올봄, 양파 주산지에서 만난 농부는 “과수 작목과 농작업이 겹치는 시기에는 조금이라도 그늘이 있는 과수원으로 젊은층 일손이 몰려 17만 원 인건비를 줘도 일손이 부족하다. 인건비를 주는 농부는 17만 원이 큰 부담이지만, 땡볕에 누가 양파 농사를 짓겠는가? 앉은키나 서 계신 키나 똑같은 할머니들께서 밭일을 하는데, 효율은 떨어지지만 그 일손도 무척이나 소중하다. 쭈그려 일하는데 얼마나 고달프겠냐. 일당 받으면 병원에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의 식탁은 매일매일 더 풍성해지는데, 농부는 매일 새벽부터 일하고 오후에는 병원 간다는 현실이 너무 아픈 8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