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오이풀은 지리산, 덕유산, 설악산, 가야산 등 높은 산의 능선이나 그 근처의 습기가 있고 햇볕이 잘 드는 바위틈이나 풀숲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8월 초순~9월 초에 원추리, 참취 등과 함께 어우러져 피어 찾는 이를 반갑게 맞아주는 우리 꽃 야생화이다. 산오이풀은 40~80cm 정도로 오이풀보다는 작은 편이다. 오이풀이란 이 식물의 잎에서 오이 향이 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나 일부 사람들은 수박 향이 난다고 해서 수박풀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참외 향이 난다고 하여 외풀이라고도 한다. 제가 맡아본 바로는 약간 덜 익은 수박 향이 더 나는 것 같다. 산오이풀의 속명 ‘Sanguisorba’는 라틴어의 ‘피’를 뜻하는 ‘sanguis’와 ‘흡수하다’는 의미를 가진 ‘sorbere’의 합성어로, 뿌리에 타닌 성분이 많아서 지혈 효과가 있기 때문에 민간에서 약으로 사용한다는 뜻에서 붙여졌다고 한다. 종소명 ‘hakusanensis’는 일본에 있는 ‘백산白山’을 가리키고 ‘koreana’는 한국에 있다는 뜻이다. 오이풀은 전 세계에 약 30여 종이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오이풀을 비롯한 산오이풀, 가는오이풀, 큰오이풀, 두메오이풀, 자주가는오
약난초는 우리나라 내장산 이남의 계곡 그늘진 숲속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초화류로 다른 자생식물과 비교해 아주 희귀한 식물은 아니지만 그래도 흔하지 않은 자생식물 중의 하나이다. 약난초 속 식물은 전 세계에 5종류가 자생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약난초와 두잎약난초 2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지난 2000년에 정읍 내장산에서 처음 확인된 흰약난초가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모두 3종이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흰약난초가 약난초와 다른 점은 약난초의 화피가 연한 녹갈색에 홍자색을 띠는데 반하여, 흰약난초는 외화피가 흰녹색, 내화피는 흰색인 점이 서로 다르다. 약난초의 속명인 Cremastra는 희랍어 kremannymi(처지다)와 astron(별)의 합성어로서 ‘별 모양의 꽃이 밑으로 처진다’는 뜻이고, 종소명인 appendiculata는 ‘부속물이 있다’는 뜻이다. 약난초의 특성 중에는 위린경僞鱗莖 또는 가린경(假鳞茎 : 난류에는 근경根莖의 일부가 구근 모양으로 비대해서 지상부로 자라나는 현상)이라고 하는 거짓 비늘줄기를 갖고 있다. 계란 모양의 원형이고 지표면에 얕게 들어가며, 옆으로 염주같이 연결된다. 약난초의 잎은 인경 끝에서 1∼2개가
멀리서 보면 하얀 꽃이 마치 노루궁뎅이 버섯을 닮은 것처럼 보이는 꽃이 있다. 바로 노루삼이다. 전체적인 모습이 삼과 비슷하고 꽃이 노루 엉덩이를 닮아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노루는 예전에 우리 선조들과 아주 친근한 동물이었던 같다. 그래서인지 땅이름에서의 “노루고개”, “노루목”을 비롯한 연장에서의 “재봉틀 노루발”과 속담에서의 “노루가 제 방귀에 놀라듯”, “노루잠에 개꿈이라”등 노루가 자주 등장하는데 우리 야생화에서도 예외가 아닌 듯싶다. 우리 자생식물에는 노루삼을 비롯하여 노루귀, 노루오줌, 숙은노루오줌, 노루발, 산노루참나물, 노루목등갈퀴 등등 노루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다. 노루삼은 보통 높은 산의 부엽토가 풍부하고 약간의 습기가 있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 자생하는 여러해살이 식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중국 북동부 지방에 분포한다. 줄기는 곧게 서며 보통 40~70cm 내외로 자라며, 뿌리줄기는 짧고 크며 수염뿌리가 대체로 많은 편이다. 잎은 어긋나고 긴 잎자루가 있으며 2~4회 3장의 작은 잎으로 이루어진 겹잎으로 난다. 작은 잎들은 둥근 편이나 끝이 좁아지면서 뾰족하고,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다. 크기는 길이가 4∼10cm 내외이며, 나비는
백양더부살이는 엽록소가 없는 식물로 줄기나 잎 어느 곳에도 녹색을 띠는 부분이 없으므로 광합성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결과물인 탄수화물도 만들지 못한다.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며 살아갈 수 없으니, 백양더부살이는 식물의 본질과도 같은 기능을 할 수 없는 식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백양더부살이는 쑥 뿌리에 자신의 뿌리를 박고 물과 양분을 얻어먹고 산다. 봄마다 어김없이 새싹을 틔우고, 5월이면 꽃을 피운다. 그 꽃이 얼마나 화려한지, 꽃만 보고 있노라면 기생하여 겨우 살아가는 식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비록 다른 식물의 뿌리에 기생하여 어렵게 생명을 유지하고 있지만, 화려한 꽃을 피워 자손을 퍼뜨리려는 노력은 뭇 생물의 본능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백양더부살이 자생지는 하천변이나 저수지 제방 등 양지바르고 낙엽층이 거의 없는 자갈이나 모래땅에서 쑥류에 기생해 생육한다. 키는 보통 10~30cm 내외이며, 줄기는 여러 대가 뭉쳐나고 표면에 샘털이 많으며 갈색빛이 돈다. 표면에 잔털이 빽빽하게 난 잎은 난형 또는 피침형으로 비늘조각 같은 모양이며 5~7장이 달린다. 꽃은 5월 초·중순에 줄기 끝에 푸르고 보라색인 꽃이 10~30개씩 핀다. 꽃싸개
팝나무는 좁쌀로 지은 조밥에서 유래됐다고 본다. 우리의 먹을거리는 쌀, 보리, 조, 콩, 기장의 오곡五穀으로 대표된다. 조는 땅이 척박하고 가뭄을 타기 쉬운 메마른 땅에 주로 심었고, 오곡의 세 번째 자리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곡식이었다. 조밥은 하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노랗지만, 그릇에 담아둔 조밥처럼 작은 꽃이 잔뜩 핀 모양을 비유한 것이다. 사실 하나하나를 떼어 놓고 보면 조팝나무보다 작은 꽃도 여럿 있으나 무리를 이루므로 좁쌀 밥알에 비유될 만큼 꽃이 작아 보인다. 조팝나무속의 학명 스피라에아Sporaea인데 이 말은 그리스어로 나선螺旋, 또는 화환花環이란 뜻의 스페이라Speira에서 유래한다. 실제로 이 조팝나무속 식물로 화환을 만들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고 하고, 열매의 모양이 나선상이어서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고도 한다. 길게 늘어지는 가지가 잘 휘어져서 동그랗게 이으면 그대로 화관이 되기도 한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꽃 모양이 멀리서 보면 눈이 온 듯 눈부시지만 화려하지 않고 소담스럽고 순박한 꽃이다. 특히 조팝나무는 향기가 있어 정원 생울타리용으로 우수한 소재이기도 하며 꽃꽂이용으로 제격이다. 키는 보통 2m 내외이고 줄기는 모여나며 밤색이고
산자고는 백합과 여러해살이풀로 중부 이남의 산과 들의 양지쪽 비옥한 토양에서 자생하며,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백합과 식물 중 유일한 튤립종이다. 산자고山慈姑에 관해서는 정태현 외 3인의 ‘조선식물향명집(1937)’에서 처음 사용된 이래 이창복의‘대한식물도감(1980), 이우철의‘한국식물명고(1996)’등에도 등재되어 있다. 산자고는 약재명을 원용한 것으로 ‘산에서 나는 자고’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자고慈姑’는 중국의 택사과Alismataceae 가운데 한 속명으로 학명 Sagittaria에 해당하며 우리나라 택사과 보풀속과 일치한다. 수생식물인 택사과 보풀속의 “소귀나물”을 달리 자고慈姑, 야자고野慈姑라고도 하며, 그 알줄기를 식용 또는 약용한다. 그러므로 산자고란 국명은 소귀나물의 알줄기와 모양이 비슷한 비늘줄기가 달려 있을 뿐 아니라 약효 면에서도 소귀나물과 유사하여 ‘산에서 나는 자고’란 뜻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일본 이름 산자고山慈姑인 ‘산에 사는 자비로운 어머니’로 해석하면 안 된다. 산자고의 속명 Tulipa는 페르시아의 고어 tulipan에서 유래했다. 꽃 모양이 ‘두건을 닮았다’는 의미이며, 종소명 edulis는‘
바위채송화는 중부 이남의 산지, 바닷가 바위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이다. 생육환경은 바위틈이나 햇볕이 잘 들어오는 곳에서 자라는데 낮은 산에서는 가끔 볼 수 있고 고산지역으로 갈수록 개체수가 급증한다. 키는 약 10㎝ 내외이고, 줄기 아랫부분은 옆으로 뻗고 윗부분은 가지와 함께 서고 꽃이 달리지 않는 가지에는 잎이 많이 달린다. 잎은 약간 다육질이고 어긋나게 달리고 끝이 뾰족하고 선형이다. 아랫부분은 자주색이며 잎자루가 없다. 길이는 2㎝가량 된다. 꽃은 6∼8월 사이 노란색의 자잘한 꽃이 피는데 꽃자루가 없다. 가지 끝에서 가지가 갈라지며, 꼭대기에서 한 개가 피고 다른 옆 가지에서 계속해서 핀다. 포는 꽃보다 조금 길고, 5개의 꽃받침조각과 5개의 꽃잎이 있다. 수술은 10개, 심피는 5개이다. 열매는 골돌과이고 길이 8~9mm의 둥근 바소모양이며 5개이다. 번식 요령은 10월에 결실되는 종자를 이듬해 봄에 화분에 뿌리거나 가을이나 봄에 포기를 나눈다. 종자 발아율도 높고 삽목도 잘 되는 편이다. 삽목은 5~6월에 주로 모본의 윗부분을 이용해서 하는데 삽목 방법도 다른 품종에 비해 쉽다. *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2년 3월호>에 게재
겨우살이는 참나무를 비롯한 오리나무, 버드나무, 자작나무 등 다른 나무에 빌붙어 근근이 살아가는 겨우살잇과의 상록 기생 관목으로 보통 40~50cm 정도로 자란다. 겨우살이는 어렵사리 숙주宿主 나무에 기생하면서도 살이 퉁퉁한 잎사귀에 엽록체를 듬뿍 담고 있어서 적으나마 스스로 광합성을 하는 반기생식물이다. 겨우살이류는 세계적으로 1,500여 종이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겨우살이, 붉은 겨우살이, 꼬리겨우살이, 참나무겨우살이 및 동백나무겨우살이 등 5종이 자생한다. 이 중 꼬리겨우살이와 참나무겨우살이는 희귀식물로 지정되어 있다. 개꼬리겨우살이는 낙엽 드는 작은 나무이며 나머지 겨우살이는 전부 사시사철 푸른 작은 나무로 구분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겨우살이류는 나이테를 가지고 있고, 해부학적으로 나무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나무로 분류된다. 동식물이 살아가고 자기의 종족을 번식시키는 것은 자연의 섭리지만 그중에 가장 흥미로운 것 중에 하나가 “겨우살이”가 아닌가 싶다. 겨우살이 열매는 투명한 점액질로 되어있으며 손으로 터뜨리면 끈적끈적하다. 이런한 씨앗에는 달콤한 비신Viscin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어 산새들을 꼬드기는데, 이 열매를 새들이 먹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