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는 쌍떡잎 국화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식물로 꽃말은 기다림, 그리움, 숭배 그리고 부의 상징과 화려함을 담고 있다. 유럽에서는 태양의 꽃이라 하여 ‘Sun flower로’ 불린다. 키가 크고 꽃이 큰 빅 스마일 품종과 내병성을 개량한 미니해바라기(써니 스마일)과 겹꽃이 복슬복슬한 왜성종 테디베어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꿀을 모으기 위해 열심히 꽃을 찾아다니는 일벌의 노고가 한여름 뜨겁다.
여름철 여행을 가다보면 도로 주변에 지천에 널려 있는 노오란 꽃이 보인다. 금계국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큰금계국이다. 북미가 원산지로 1950∼1963년 사이 도로변의 관상용으로 많이 심겨졌다. 바람에 날리는 씨앗의 특성상 달리는 자동차에 의해서 그 서식 범위가 매우 넓어지고 있다. 오염원이 없는 곳에서는 큰금계국이 꽃차로 이용되기도 한다.
억새들은 아마도 바람의 방향에 따라 세상에 저항하지 않고 유연하게 살아가는 순리를 선택한 것 같았다. 아라이가 자연의 순리를 운명처럼 따라온 것처럼...... 엄마거미로서 일생 중 가장 중요했던 산란과 알들의 위장 작업까지 마친 아라이는 이제 지칠 대로 지쳐있었다. 아라이는 한참 동안 알집을 바라보다가 알집위로 느릿느릿 이동해 갔다. 그 걸음걸이는 흐느적거렸지만 비장한 각오를 한 듯 보였다. 알집 위에 도착한 아라이는 최대한 다리를 벌려 알집을 품안에 안았다. 아라이의 생이 다하는 순간까지 자신의 알주머니를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아라이는 품속에 있는 알들을 바라보았다. 과거 엄마의 품속에서 보았던 미지의 세계. 이제는 반대로 내 품속의 아이들을 보고 있다. 아슴아슴한 시간의 연속 속에서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밖에 누구 있어요?” 알집 안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목소리가 혼미한 정신을 깨웠다. “누구니?” “엄마예요?. ” “그래, 네 엄마야.” “엄마, 그런데 너무 추워요” “그래 좀 추울 거야, 엄마가 따뜻하게 해줄게” 아라이는 있는 힘을 다해 몸을 밀착해 알집을 끌어안으며, 따뜻한 체온을 전달해 주었다. “이제 따뜻하지?” “네 엄마 따뜻해요. 엄마의
가을이 단풍처럼 익듯이 아라이의 몸 색깔도 점점 더 짙어간다. 별이 높고 성글다. 제법 매서워진 바람을 통해 이제는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할 시기라는 것을 아라이는 직감적으로 알고 있다.“더 늦기 전에 알을 낳아야 해”“어디가 좋을까?”“저기 처마 밑이 좋을까?”“엄마라면 어떤 장소를 선택하겠어요?” 엄마의 말 대신 찬바람만이 휭 하니 불었다. 아라이는 더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음을 느끼고 거미그물을 타고 가까운 잣나무 곁으로 이동해 갔다.“뾰족한 잎 때문에 인간들이나, 새들로부터 안전하게 우리 새끼들을 잘 지켜주실 꺼야”아라이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잣나무아주머니 곁에 제 아이들의 알들을 낳고 싶어요. 부탁드려요”“부탁이라니 당연히 내가 돌봐 줘야지.”아주머니라면 우리 아이들의 훌륭한 보호자이며, 보모 역할까지 잘 해주실 꺼라, 아라이는 생각하였다. 구름한 점 없던 하늘에 환한 미소를 띤 엄마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잣나무 아주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엄마의 무한한 사랑처럼 느껴졌다. 아라이는 큰 시름을 덜게 되었다. 산란 위치가 너무 낮으면 이듬해 봄에 알에서 부화한 새끼들이 바람을 타고 분산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고, 너무 높은 곳에 산란을 하면 겨
회색빛 하늘에 매서운 바람이 한 차례 지나갔다. “안녕, 난 클락이라고 해”아라이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클락을 바라보았다. 아라이의 마음속을 점령해 버린 캔에 대한 그리움과 캔이 아닌 허탈감이 아라이의 마음을 양분해 버리고 있다는 것을 클락은 알 수 없었다.제철보다 늦게 심었던 탓에 이제야 수염이 부쩍 자란 옥수수가 눈앞에 들어온다. 키도 제법 커서 이제 웬만한 사람보다도 더 크게 자랐다. 멀대처럼 자란 옥수수는 두어 세 개(자식 인심 좀 풍족하게 쓰지.......) 아라이도 몸에 묻은 물방울을 먼저 걷어낼 찰나, 빙그레 웃는 흐릿한 물체를 보았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캔의 모습이 확대경처럼 시야에 들어왔다.캔도 웃으며 아라이를 맞이하였다.“안녕 캔”“안녕 아라이”“캔, 그 동안 어디 있었어. 얼마나 보고 싶었다구”아라이는 흐느끼듯 말하였다. 캔은 잠시 숨을 고르는 듯 싶었다. “이곳으로 너를 보내고, 난 담장 위에 있다가 갑자기 부는 역풍에 담장 너머로 날아가게 되었어. 그 곳에서 거처를 만들고 너를 찾았지만 니 흔적을 알 수 없었지. 그리고 네가 성장하기만을 기다렸다. 네가 어른이 되면 반드시 나를 찾는 페르몬을 풍겨 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지...”캔
밤사이 비가 내렸다. 아라이는 몸에 붙어있는 물방울들을 다리와 입을 이용해 털어내기 시작했다. 물방울이 묻어 있으면 행동에 지장이 많고, 먹잇감을 포획하는 데에도 방해만 될 뿐이다. 아라이는 몸에 묻어있는 물방울을 다 제거하자 이제 자신의 거미그물에 묻어있는 물방울을 제거하기 위해 세로줄을 타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비가 온 뒤 하늘은 맑았다.아라이는 다시 거미그물을 만들고 자연을 살펴본다. 뭉게구름을 뚫고 빛 한 자락이 들어온다. 무한하게 펼쳐진 그림 속에 자연이 있다.아라이는 자연을 살펴보면서 비 때문에, 오랫동안 허기에 굶주려 있었다는 사실 조차도 잊었다가 된장잠자리가 거미그물에 걸려 전해오는 진동으로 비로소 알게 되었다. 아라이는 이미 예비 소화되어 있는 잠자리의 몸속에 입을 통해 체액을 입안 가득히 빨아 마셨다.배부른 아라이는 그 새 잠이 들었다. 모처럼 달콤한 잠에서 깨어난 아라이는 건너편의 아리언니와 테리언니에게 인사를 건넨다. 밤사이 이상한 꿈을 꾼 테리언니 이야기 때문에 맑은 하늘에 오물을 끼얹은 듯한 불안감이 엄습하였다. 그 순간 하늘에서 낯선 물체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그리곤 아리언니의 거미그물에 커다란 구멍이 났고, 언니도 보이질 않았
처음으로 거미그물을 만들기로 했다. 아라이는 이미 프로그램화 되어 있는 설계도에 따라 집짓기를 시작하였다. 튼튼하고 먹이가 잘 걸리는 위치를 선정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아라이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점액성이 묻어있는 거미줄을 호두나무 아저씨의 나뭇가지가 있는 방향으로 분사하였다. 때마침 부는 바람 때문에 점액성이 강한 거미줄을 목적지를 향해 날려 보냈다.과거 어떤 경험도 없었지만 그저 본능에 따라 자신의 거미그물을 만들어 나갔다. 아라이는 점액성이 강한 사냥터 골조공사를 마무리하고 유연하면서도 강력한 거미그물을 완성하였다. 불의의 곤줄박이 공격을 받은 아라크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절치절명의 순간에 놓여 있었다. 아라크는 본능적으로 아라이를 구하기 위해 아라이를 역풍 속으로 던져 버렸던 것이다. 곤줄박이의 시선을 유인하기 위해 아라크는 땅 쪽으로 곤두박질쳐 내려오기 시작했다. 곤줄박이는 무서운 눈으로 응시하며 아라크를 공격해 왔다. 아라크는 좀 더 많은 거미줄을 분사하기 시작했다. 공격하던 새가 주춤하기 시작한다. 아라크가 분사한 거미줄의 일부가 곤줄박이의 눈앞에 걸치기 시작하자 새는 방향을 선회하여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아라크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아라이는 몸속에 있는 실샘을 이용해 실젖을 통해 거미줄을 만드는 것을 기억의 저편 세포 속에서 깨우기 시작했다. 아라이는 실젖을 문질러 거미줄을 내어 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쉽게 거미줄이 만들어 졌다.아라이는 앞장서 오르면서 뒤에 있는 형제들의 모습을 보았다. 그 무리 중에 아라크도 보였다. 아라크도 다른 형제들이 처 놓은 거미줄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무리들은 안전을 위해 모두 한 덩어리처럼 뒤엉켜 뭉쳐 있다. 서로 의지하며 거미줄로 서로의 생명을 지켜주듯 얼기설기 뭉쳐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감에 그나마 위안을 느끼며 새로운 삶에 대한 긴 여정을 잠시 잊고 있을 찰나, 갑자기 어디서 낯선 그림자가 점점 길게 드리워지더니 우리 곁으로 성큼성큼 다가온다. 바로 인간이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 인간은 아무런 적대행동을 하지 않고 사라져 갔다. 햇살이 쏟아져 내렸다. 상수리아주머니의 가지 끝 잎새들이 새로운 아침을 알리듯 재잘거린다. 악몽같이 길었던 밤.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아라이는 기억을 되짚어 봤지만 기억나는 것은 두려움뿐이었다. 앞서 오르던 한 동료가 소리친다. “이제 곧 새 세상을 향해 힘찬 비행을 한다구”“비행이라구?”“그래 새로운 비행” 아라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