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이상기후와 자연재해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는 농업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며, 농산물 생산량 감소와 농업 생태계 파괴로 이어져 식량안보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특히 극단적인 자연현상은 농가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며 지속가능한 농업에 대한 새로운 접근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농업은 기후변화의 피해자인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그중에서도 가축분뇨는 처리 과정에서 환경 오염을 유발하며, 이는 온실가스 배출로 연결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적 접근과 혁신적인 해법이 절실하다.
이와 같이 농업환경에서의 문제점을 기술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있다. 신기술 산학협력사업은 농촌진흥청에서 위탁받아 농진원이 수행하는 사업으로 농촌진흥청 및 지방농촌진흥기관, 대학, 농업인·농산업체 등이 개발한 기술을 농업현장에 실증·보급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 59억원 규모인 이 사업은 4월부터 44개 대학과 함께 농업신기술을 전국 농업현장에 보급하고 있다.
가축분뇨 처리 관련 기술은 상지대학교 스마트팜생명과학과 황선구 교수 연구팀이 맡아, 바이오 액비로 환원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돼지분뇨에서 영양분을 추출해 클로렐라를 배양하고, 이를 활용해 바이오 액비 ‘신비’를 개발했다.
이 액체 비료는 농작물 생육을 촉진하고 화학비료 사용을 줄여 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낸다. 또한 클로렐라 배양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탄소 중립 실현에 기여하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황 교수팀은 기술의 현장 실증과 농가 보급을 위해 강원특별자치도 평창 가농영농조합법인과 경상북도 봉화 농가에서 ‘신비’를 활용한 비교 실험을 진행했다.
평창에서 배추밭 실험을 주도한 백승진 대표는 “3,000평의 배추밭에 ‘신비’를 사용했을 때, 극심한 폭염에도 배추 색이 더욱 푸르고 생장 속도가 빨랐다”고 밝혔다. 경북 봉화의 이상식 농가는 “1,000평 규모의 사료용 옥수수에 ‘신비’를 사용했을 때, 미처리 구역보다 옥수수 초장 성장률이 높았다”고 말했다.
황선구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신비’가 화학비료와 농약을 대체할 가능성을 입증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친환경 농가들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지속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 기술은 농가 소득 증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안호근 원장은 “가축분뇨 기반 바이오액비 실증사업이 농가 생산성 향상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실현하는 모범 사례가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농업기술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농업과 환경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