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2024년 3월호에 이어서>
고품질 한우 생산의 비법이야 다양하며 농가마다 특징이 있다. 최영식 명품한우연구회장은 본지 3월호 인터뷰에서 암소든 수소든 한우가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는 사육환경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송아지가 태어나서 어미소가 송아지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한우의 품질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 농림축산업 발전에는 농업기술센터의 교육이 큰 역할을 합니다. 올해 송아지 폐사율을 줄이기 위한 사양관리 기술 등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등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고품질 한우 생산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이야기를 들었다.
남들보다 잘 키워야 살아남는다
“소값은 떨어지고 생산비는 증가하는 현실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들보다 잘 키우는 수밖에 없죠. 지금 현재로서는 더 좋은 것을 먹이고 잘 케어하려고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는 그래도 시장 평균가보다 더 좋은 가격을 받습니다.”
노력하지 않는 농가는 없겠지만 최영식 회장은 첫째, 풀도 많이 먹인다. 온통 농장 주변이 재배 초지이다. 파릇파릇 자라는 초지를 보면 가슴이 펑 뚫릴 정도로 경관농업 역할도 하는 듯하다.
"수입품 조사료를 송아지 때 먹이는데 알파파, 티모시, 클라인 등 세 가지를 섞어서 먹이거든요. 아낌없이 지금 무제한 급여하고 있는 중이에요. 쟤네들이 사료보다는 조사료를 풍부하게 먹으면 제1위인 반추위 환경을 좋게 만들고 반추위 발달을 촉진합니다. 나중에 출하하는 소들이니까 경매장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도록 저희가 만들어주는 거예요.”
최영식 회장은 “정직하게 키우고 시스템적으로 사육한다는 소문이 나니까 소 가격도 좀 괜찮은 것 같다. 다른 농장에서 송아지를 사 가겠다는 축산인도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올해는 8월까지 경매에 나갈 게 없다. 수송아지가 이미 다 예약이 됐다”고 말했다.
수송아지들은 8개월 정도 키워서 분양하면 그곳 한우농장에서 22~24개월 정도 키워서 출하한다.
소 가격이 떨어질 때는 어떻게든 가격을 더 받기 위해 출생 신고를 늦게 하여 개월 수를 속이거나 소뿔을 제거하는 등 편법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진심으로 정성을 다해 소를 키우는 축산 농가 입장에서는 이런 모습을 볼 때 분노를 갖게 된다.
최영식 회장은 그런 사람들보다 더 잘 키우고 싶어서 엄청나게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한다. 지금도 새벽에 출근하여 종일 한우들과 함께 보내면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여 그런 소보다 웬만하면 지지 않은 송아지들이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고품질의 한우를 생산하는 자신만의 한우 사양관리 노하우가 축적됐다.
“처음 시작할 때는 폐사율도 꽤 높았거든요. 이제는 한 겨울에도 분만하고 더운 여름에도 송아지를 낳죠. 연중 분만하는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당시에 폐사율이 한 5~10%는 됐던 것 같아요. 100마리 태어나면 한 10마리 정도 죽는 것이 너무 가슴 아팠죠. 특히 겨울에 폐사되니까 그때는 출근하기도 너무 싫더라고요. 또 죽어 있을까 봐 무서웠습니다.”
최영식 회장은 그때부터 공부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수의사가 오면 수의사한테 계속 물어보고 질문했다. 또한 어디서 무슨 교육이 있다고 하면 찾아가서 배우고,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유튜브도 많이 보면서 한 7년 정도 노력하니 이제는 송아지 폐사가 없고 작년 같은 경우에는 더 많이 태어났는데도 송아지 한 마리만 폐사했다. 이때는 백신 맞고 갑자기 죽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폐사율이 1% 미만이다.
이제는 아프지 않고 잘 커서 우량 소를 출하하기 때문에 경매시장에서도 지명도 있는 농장으로 알려져 있다.
명품한우연구회, 남원 한우산업 이끌다
“좀 더 전문적으로, 지속 가능한 남원 한우 산업을 이끌어 나가자는 취지로 명품한우연구회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20대 초반부터 40대까지 15명이 연구회에서 활동하는데, 회원들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서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고받습니다. 필요할 때는 우리 회원들이 사비를 투자해서라도 박사님들을 초청해서 교육받고, 타 농장 견학을 통해 더 전문적으로 교육 받고 지식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바람이 있다면 저희 연구 회원들이 남원 지역마다 한 명씩 있는데, 그 친구들이 지역에서 선도하는 농장주가 되어 관행 사육방식보다 사육 주기별로 체계적으로 사육하는 기술을 전수하여 지역 경제도 살리고 축산업도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최영식 회장은 “명품한우연구회는 우리 스스로 우리의 변화를 시작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우를 키우다 보면 판단과 선택을 해야 하며, 농장주의 판단과 선택이 성패를 좌우한다. 한 달에 1회 모임을 통해 친목도 도모하면서 소통하다 보면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회원들이 남원 명품 한우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의지가 있어 실천하고 있다. 올해는 우리 회원들의 송아지 폐사율 제로화가 목표이며, 우리 남원시 농업기술센터에서 강사 초빙 등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4년 4월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