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삼 재배 위해 농학박사, 농업마이스터 취득
“인삼을 약용으로만 여기지 말고 식품, 즉 일반 채소로 봐주시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박정순샐러드삼’의 박정순 대표.
새싹삼은 잎을 바로 먹을 수 있다. 뿌리는 깨끗이 씻어 섭취하면 되고, 조금 질긴 편인 줄기는 깻잎 먹는 정도의 식감으로 고깃국이나 생선 요리를 할 때 넣으면 냄새를 잡아준다.
인삼은 사포닌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인기다. 새싹삼은 뿌리보다 잎에 사포닌이 풍부하다.
박정순 대표는 이 새싹삼을 독특하게도 ‘샐러드삼’이라고 이름 지었다.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접하는 샐러드처럼 새싹삼도 충분히 식품으로 대중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또 정직하게 재배해 판매하겠다는 의지로 본인의 이름을 제품명에 붙였다.
대다수 새싹삼 농가는 30일 전후로 재배해 수확한다. 줄기가 덜 질길 때 내놓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박정순 대표는 새싹삼의 효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편을 택했다. 그는 60일가량 새싹삼을 재배한 뒤에 수확한다.
보통 4개월은 재배해야 새싹삼 효능은 극대화되지만 너무 뻣뻣해져 식용으로 섭취하기에는 부담된다.
그래서 효능은 최대로 높이면서 식감마저 괜찮은 상태일 때 소비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박정순샐러드삼’이 꾸준히 충성 고객을 늘리고 있는 이유다.
△ 인삼! 더 이상 약용이 아니다
“샐러드삼? 남들은 다 새싹삼이라고 하는데 굳이 샐러드삼이라고 해야 하느냐는 말을 처음엔 많이 들었다”는 박 대표는 “새싹삼 재배를 시작하면서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10여 년 샐러드삼으로 꾸준히 알려지면서 이제는 알아보는 이들이 꽤 많아졌다”고 한다. 그는 “새싹삼은 샐러드로 먹을 수 있는 만큼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건강식품”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박정순샐러드삼’이 자리한 경기도 평택시에는 미군 부대 등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그가 샐러드삼이라고 브랜드화 한데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소비를 늘려야겠다는 의중도 담겨있다. 인삼에 풍부한 사포닌의 효능을 잘 알고 있는 외국인은 샐러드삼을 거부감 없이 먹지만, 여전히 대다수 외국인은 눈길조차 주지 않을 정도로 많이 낯설어한다.
고민을 거듭한 박 대표는 최근 가공식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새싹삼을 이용한 가공식품을 만들어 볼 요량이다. 오이나 무를 주로 사용하는 ‘피클’에 주목했다. 새싹삼을 이용한 피클 시제품을 개발했다. 새싹삼 피클이 상품화까지 성공한다면 유통기간을 오랫동안 가져갈 수 있어 해외 식품시장 공략에도 강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나 스스로에게 주는 ‘훈장’
관행 농사를 계속하던 박정순 대표는 10여 년 전 새싹삼 재배를 시작하며 1,322㎡의 하우스에 2층 구조 배드를 갖춘 수경재배를 접목했다. 수경재배 온실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하나부터 열까지 새로 배워야겠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래서 그는 2013년 평택시 슈퍼오닝대학 채소과에 입학했다. 또 2015년부터는 슈퍼오닝대학 화훼과에서 전문 교육을 이수했다. 때마침 농업전문경영인을 양성하는 마이스터 제도가 시행됐다. 평생 농사를 해 온 사람으로서 마이스터 자격은 획득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이에 박 대표는 2015년 국립한경대학교 원예학과 석사과정을 시작했다. 당시 평택시 슈퍼오닝대학 과정과 병행하며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학업에, 금요일과 주말은 농장에서 일하는 생활을 계속했다. 그렇게 4년의 학업을 통해 박정순 대표는 2019년 시설·채소 마이스터 자격을 획득했다.
“평생 농장을 운영해 온 사람으로서 나 스스로에게 명예훈장 하나 선사한 기분”이었다는 그는 마이스터 자격에 걸 맞는 농장 운영을 위해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 그는 올해 2월엔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 새싹삼 평택 대표작목 되길 바라
“새싹삼 재배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자신있지만 늘 고민은 판로다”고 말하는 박정순 대표. 샐러드삼이라는 독자 브랜드로 10여 년을 넘게 꿋꿋이 한길을 걸어왔지만 지금도 그는 마케팅 교육을 듣기 위해 매년 평택시농업기술센터를 찾고 있다. <계속>
이 기사는 <월간 팜앤마켓매거진 2023년 9월호>에서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