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에 대해서 전해지는 옛이야기가 있는데, 홀어머니를 모시며 살아가는 예쁘고 총명한 효녀가 있었다. 

어느 날 어머니가 갑자기 반신마비가 되어 정성껏 치료해도 차도가 없어 딸이 치성을 드렸다. 그랬더니 산신령이 나타나서 이르기를, 산꼭대기에 올라가면 하늘에서 떨어진 약초가 있으니 그것으로 치료하라 일러주었다. 단, 산이 매우 험하니 청년에게 부탁하고 반드시 그 청년과 결혼하라고 했다.

이에 많은 청년이 그 약초를 캐고자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오직 한 청년이 그 약초를 구해주어 어머니를 치료할 수 있었으며 약속대로 딸은 그 청년과 결혼했다. 그리고 그 약초는 하늘에서 떨어져 마비 증상을 치료하는 약재라 하여 천마라고 불렀다고 한다.

천마는 독특하게도 엽록소와 뿌리가 없어서 독립생활이 불가능하므로, 뽕나무 버섯균이 참나무를 분해한 영양을 공급받아 기생하는 방식으로만 자랄 수 있다. 천마의 산지는 한국, 중국, 일본 등이며 국내에서는 약 60%가 전북 무주군에서 생산되고 있다. 

무주는 연평균 기온 11.3℃, 한여름에도 20℃를 넘지 않는 남부지역의 대표적인 고랭지인데, 이 때문에 온도, 습도, 햇빛, 토양 등 성장 조건이 까다로운 천마가 자라기에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천마는 풍과 습으로 생긴 저린 증상과 팔다리가 오그라드는 것, 소아경련을 낫게 하고 어지럼증, 중풍으로 말이 어눌한 것, 잘 놀라고 정신을 잃는 것을 치료하며 근골을 튼튼하게 하고 허리와 무릎을 부드럽게 해 준다고 했다. 천마가 아이부터 노인까지 두루 활용할 수 있는 명약임을 알 수 있다. 

천마의 기능성분인 가스트로딘과 4-하이드록시벤질 알코올이 진정, 항경련, 신경보호, 기억력 개선, 항산화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었다. 

이렇듯 천마의 우수한 효능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불쾌한 냄새로 인해 섭취를 꺼리는 소비자가 많고 가공식품 개발도 농축액, 분말, 환, 술 등으로 제한적이다. 

이 냄새를 없애고자 그간 관련 연구가 있었지만, 가공비용 증가와 품질 변화로 현장 적용이 쉽지 않았다. 

냄새의 원인 물질은 파라-크레졸ρ-cresol인데, 매우 낮은 농도에서도 자극적인 냄새를 내고 끓는점이 201℃로 높아 찜이나 건조 등 일반적인 가공법으로는 제거가 어렵다. 그래서 농촌진흥청에서는 천마의 기능성분은 유지하면서도 특유의 불쾌한 냄새를 쉽게 제거할 수 있는 가공 기술을 개발했다. 

*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3년 3월호>에 게재된 내용의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