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시 농업회사법인라비엘(주) 조도현 대표
서울에서 웨딩사업체를 오랜 기간 운영하던 조도현 대표는 새로운 분야서 인생의 2막을 시작하며 식품 가공 산업에 주목했다.
하지만 식품가공시설을 신설하기에는 서울과 수도권은 까다로운 조건으로 적합하지 않았다. 알맞은 부지를 찾다 보니 연고 하나 없는 전북 김제시로 마침내 귀농하기에 이른다.
“거주할 주택과 식품 가공 설비를 함께 운영할 곳을 찾다 보니 지금의 김제시 황산면까지 발길이 닿았다”는 조도현 농업회사법인라비엘(주) 대표는 “처음엔 이웃 주민과 사뭇 동떨어진 곳에 거처가 있다 보니 지역민과 교류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생면부지의 땅에서 새롭게 정착해야 하는 귀농인은 관리기 한번 대여해 쓰는 일도, 농사를 위해 땅갈이를 위탁하는 것도 마음같이 되는 게 아니었다”고 회상한다.
그렇게 터를 조금씩 이뤄 건강 기능 식품을 제조·판매하는 농업회사법인라비엘(주)을 창업해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농산물 가공이 생소한 때라 조 대표의 라비엘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원물 상태로는 제값을 받기 어려운 농산물을 가공해 즙과 같은 간편식품으로 판매하며 수익이 늘자 라비엘의 마당에는 가공 순서를 기다리는 농산물이 가득했다.
라비엘은 OEM 생산이 가장 많고, 자체 상품에 쓰이는 농산물은 직접 재배하거나 김제시의 주변 농가로부터 수매해 사용한다.
◇ 판로 개척 돕기 위해 온라인 직거래장터 개설
조도현 대표는 ‘김제정보화농업연구회(이하 김정농)’ 회장을 맡고 있다. 김정농은 인터넷, 모바일, SNS 등을 활용해 유통채널을 다양화하고, 농업인의 e-비즈니스 인프라구축으로 농가소득 증대를 목적으로 지난 2011년 조직해 12년째 왕성한 활동을 이어고 있다.
김정농의 40여 회원들은 매주 화요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김제시농업기술센터 정보화교육장에 모여 정보화 능력향상에 힘쓰고 있다. 이들은 SNS를 활용한 농장 홍보, 네이버카페 글쓰기, 상품주문서 만들기 등 자율학습을 하며 실력을 키워 전자상거래에 적용하고 있다.
김제정보화농업연구회는 지난 9월에는 제13회 전라북도 농업인 정보화경진대회에 출전해 단체전 대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대회는 3일간 온·오프라인으로 개인전과 단체전 7개 부문에서 농업인들의 정보화 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펼쳐졌다. 김정농에서는 모두 36명이 참가해 개인부문 정보화 우수사례발표에서 최우수상(이지현 꿈틀이체험농장 대표)을 수상한 데 이어 단체전 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은 것이다.
조도현 김정농 회장은 “블로그포스팅, 라이브커머스 등 더욱 다양한 SNS활용 정보화 자율학습을 통해 모든 김정농 회원이 명실상부한 정보화농업인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자신한다.
재능기부의 하나로 농업인 대상 정보화 교육에 참여한 조 대표는 대다수 농업인이 온라인을 활용한 유통채널 개척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네이버 카페에 ‘별을 따는 농부’라는 뜻의 ‘별따농’이라는 온라인 직거래 장터를 최근 개설해 운영을 시작했다.
조 대표는 “생산자가 직접 생산한 질 좋은 우리 농산물을 소비자의 식탁까지 신선함을 그대로 전하고 싶다”며 “대다수 농업인이 농사는 잘 지으면서도 판로가 마땅치 않아 고민하곤 한다. 정성들여 재배한 농산물의 판매 걱정을 좀 덜어보자는 생각에서 ‘별따농’은 시작됐다”고 말한다. <계속>
이 기사는 <월간 팜앤마켓매거진 2023년 10월호>에서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