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농촌경제연구원·팜&마켓매거진 공동기획 ➂스마트팜 ICT 농사, FTA 시대 해답

2025.09.04 10:22:30

농업·농촌의 지속성 이어가는 청년농업인 I 뮤지컬 배우에서 청년농업인 이정연 대표

비가림 시설로 사과 탄저병 예방

“노지 사과보다 상품성 좋아 시장에서 호평”

 

20년 넘게 사과를 재배해온 아버지와 뮤지컬 전공에서 농업을 선택한 아들 이정연 청년농업인이 함께 일하고 있다. 현재 비가림시설에서 고품질 사과를 생산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 ‘스마트팜’이라 하면 ICT 장비, 자동화 시스템만을 떠올리지만, 이정연 청년농업인은 “사과 과수원의 비가림 재배 역시 스마트팜의 중요한 형태”라고 말한다. 단순히 비를 막는 구조물이 아니라, 장마철 집중호우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병해와 품질 저하를 예방하고, 안정적인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결국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현실적 스마트농업’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FTA 시대에 값싼 가격과 다양한 품종으로 무장한 외국산 과일에 맞서기 위해서는, 농가가 품질을 높이고 생산을 안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비가림 재배는 ICT 장비를 당장 사용하지 않더라도 생산성 향상과 품질 차별화를 이끌어내는 전략적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충남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장정식 팀장은 “노지 사과보다 병 발생이 확연히 줄고 상품성이 높아졌다. 비가림 시설은 스마트팜으로 가는 기초 단계이자 지속 가능한 과수 재배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청년농업인, 사과 비가림 재배로 새 길을 열다

뮤지컬 배우 출신 이정연 청년 농업인은 아버지와 함께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꾸준히 일한 만큼 수확할 수 있는 것이 농업의 매력”이라며 예술 무대를 뒤로하고 사과 농사를 택했다.

 

귀농 3년 차에 접어든 그는 공주 마이스터대학, 청양군농업기술센터 농업인대학 등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며 재배 기술을 익혔다. 무엇보다 아버지와 함께 운영하며 세대 간 협업의 장점을 살리고 있다.

 

이정연 대표는 “뮤지컬을 전공해 무대 위에서 꿈을 키웠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농업이라는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아버지 세대의 경험과 기술을 이어받아 새로운 방식으로 농업을 발전시켜 보고 싶어, 농업의 길에 들어섰다. ICT 장비가 없더라도 재배 환경을 개선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모든 시도가 곧 스마트팜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가림 재배의 장점과 효과

이 과수원의 가장 큰 특징은 ‘비가림 재배’다. 최근 잦은 기상 이변과 집중호우 속에서도 비가림시설은 탄저병 발생을 차단해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었다. 덕분에 농약 사용을 줄이고 노동력과 비용 절감 효과도 컸다. 또한 비가림시설은 멧돼지·고라니 등 야생동물 피해를 줄이는 데에도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비가림시설을 하면 수분 관리를 마음대로 할 수 있어요. 땅속 양분이 빗물에 씻겨 내려가지 않으니 뿌리가 안정적으로 자라고, 덕분에 당도와 사과향도 높아집니다.”

 

이정연 청년농업인은 “실제로 비가림 재배를 통해 병해충 발생이 줄고, 사과의 저장성도 크게 향상됐다. 노지 사과는 며칠 지나면 썩는 경우가 발생하지만, 비가림 사과는 탄저병 같은 병이 덜 번져 오래 보관할 수 있다”며 비가림 시설의 효과를 강조했다.

 

실패 그리고 또 도전

물론 비가림시설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비가림시설 내부는 여름철 고온 현상이 쉽게 발생했다. 첫해에는 환기구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사과가 고르게 익지 못하고, 색도 탁하게 나온 적이 있었다며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이정연 청년농업인은 “환기 부족은 비가림 재배의 대표적인 한계이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환기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천창과 측창을 설치해 공기 순환을 원활히 하고, 자동 환기 장치 도입도 검토 중이다. 청양 농업기술센터의 시범사업과 선도 농가와의 교류 역시 문제 해결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가림 사과 재배는 초기 비용과 관리 부담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었는데, 충남농업기술원과 청양군 농업기술센터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정연 청년농업인은 “기후 위기 속에서 병해충 피해를 줄이고 품질을 높이는 효과는 분명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품질 중심의 농업을 이어가겠다.

청양은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해 예로부터 과일 맛이 뛰어난 지역으로 꼽힌다. 실제로 비가림 사과는 일반 노지 사과에 비해 당도가 높고 색깔이 고르며,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정연 청년농업인은 지난해 가락시장에서 상자당 7만~8만 원의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비가림 사과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직거래와 추석 선물 세트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호평받아 사과 농사짓는 즐거움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품질 중심의 농업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철저한 준비와 꾸준한 배움 필요

최근 몇 년간의 기후변화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과거에는 8월 말까지만 농약을 살포해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9월 말~10월 초까지 방제를 이어가야 한다. 그는 “온도 상승도 문제지만 습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곰팡이균이 계속 발생한다”며 “사과 과수원은 찬 바람이 불기 전까지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농업 인구 감소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했다. 외국인 노동자가 아니면 버티기 힘든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청년 농업인은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다. 비가림시설 이외도 최근 개간을 통해 새로운 과원을 조성했고, 품종 선택과 시설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는 “농업은 철저한 준비와 꾸준한 배움이 필요하다”며 “막연한 기대감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고 농촌에 들어와야 한다”고 청년들에게 조언했다.

 

지역 사과 선후배님 도움 커

청양지역 사과연구회 회원 수도 크게 늘었다. 1980년대 8명에 불과했던 회원은 현재 57명으로 증가했다. 그는 “혼자만의 농업은 한계가 있다. 선배, 후배 농가들과 함께 경험을 나누고 기술을 공유하는 것이 가장 큰 힘”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연 청년 농업인은 “꾸준히 노력하면 성과가 따라온다”며 “앞으로 ICT 자동 개폐 시설을 접목해 더 스마트한 과수원으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사과를 단순한 농산물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지닌 상품으로 키워 나갈 계획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청양군농업기술센터 이성준 농촌지도사는“이 농장은 지역에서 최초로 비가림 재배 모델을 도입한 사례로, 다른 농가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청년농업인이 아버지 세대와 협력하여 기후 위기와 농업환경 변화를 극복하는 현장은, 앞으로의 한국 농업이 나아갈 방향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 제작 지원 :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승우 기자 farmmarket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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