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귀농 3년째에 접어든 이창준 태안군 4-H 부회장은 오래전부터 벼농사 임작업 대행을 해 오신 아버지를 돕기 위해 귀농을 선택했다.
아버지 홀로 10만 평 규모의 벼농사를 작업 대행하셨는데 이창준 부회장이 일손을 도우며 올해만 20만 평으로 작업량이 크게 늘었다.
“이곳 태안도 70~80대 어르신들이 많아 농사일을 감당하실 체력이 못 되신다.
농기계가 고장이라도 나면 더 이상 새것으로 교체하지 않고 논을 임작업 맡기시려 한다”며 “매년 작업 대행을 바라는 논은 계속 늘고 있는데, 아버지와 제가 손발을 맞추며 일해도 20만 평을 감당하기가 벅찰 정도다”고 말한다.
이 부회장은 벼농사 임작업 대행과 함께 만평의 벼농사와 식용달팽이 사육을 병행하고 있다. 올해는 고구마 농사를 1,000평 시작했고, 태안군 항공방제단의 일원으로 드론 공동방제에도 나서고 있다.
“달팽이는 귀농을 결심하며 ‘내 농사 하나는 꼭 해야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다”는 그는 “달팽이 사육이 손이 덜 가는 작업이라 부담이 적을 줄 알았는데, 막상 시작해 보니 케이스 교체도 자주 해줘야 하고 이것저것 잡일이 적지 않다. 농사는 정말 쉬운 게 하나도 없는 듯하다”고 말한다.
태안군 4-H연합회는 귀농하면서 친구의 권유로 가입해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70여 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는데, 지역 학생들과 함께 경진대회를 열어 농업·농촌을 알리는 데 힘쓰고, 어버이날에는 어르신들께 카네이션 달아 들이기를 한다. 또 해마다 연고가 없는 묘 풀베기, 연말연시 불우아동 돕기, 지역축제 참여 등 다양한 활동으로 지역에 젊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귀농해 농사일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4-연합회 참여는 큰 힘이 됐다”는 이창준 부회장은 “안면도와 태안은 거리가 꽤 있고, 동네마다 조금씩 농법도 차이가 있다. 4-H연합회 선후배를 통해 임작업 소개도 많이 받고, 그 동네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도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귀농에 있어 가장 큰 장벽은 기성세대, 즉 지역민과의 갈등 해소가 중요하다고 이 부회장은 말한다.
“동네에 외지인이 들어오면 동네 사람들이 한 번씩은 다 어떻게 농사짓고 있나 둘러보기 마련이다. 이런저런 훈수, 가르침, 충고, 심하면 간섭이 끊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이곳 생활을 정리하고 도시로 되돌아가는 일도 허다하다”고 한다. <계속>
이 기사는 <월간 팜앤마켓매거진 2023년 11월호>에서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