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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탐방

평택 박종필 회장 “국산 감초 수출하고 싶다”

14개 농가·5ha 참여… 국산 감초 산업화 프로젝트

기획 / 약방의 감초, 평택의 새 소득작목으로 키운다

양돈 46년 경험으로 국산 감초 산업에 도전

 

비가 그친 경기도 평택시의 감초밭에는 연보랏빛 꽃이 피어 있었다. 빗물에 향이 다소 옅어졌지만 잎과 꽃을 손으로 가볍게 만지자 특유의 달콤하면서도 은은한 향이 퍼졌다.

 

이곳은 평택시가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육성하고 있는 감초 전문생산단지 가운데 한 곳이다. 농가들은 각자의 농지에서 같은 목표를 가지고 국산 감초의 재배 가능성을 확인하고 산업화 기반을 만들어 가고 있다.

감초 생산단지를 이끄는 박종필 회장은 46년간 양돈업에 종사해 온 축산인이다. 감초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누구보다 먼저 국산 감초의 가능성에 주목해 농가들에게 재배를 제안했다.

 

김인숙 평택시농업기술센터 과장은 “박종필 회장을 중심으로 참여 농가들이 국산 감초를 평택의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큰 열의를 갖고 재배에 임하고 있다. 국내에서 육성한 우수 감초 품종을 현장에 실용화하고 재배면적을 확대해 우리 품종의 기반을 넓혀간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4월 정식한 감초가 허리 높이까지 성장

7월 15일 취재 당시 감초는 정식 1년 차였지만 일부 포장에서는 성인 허리 높이까지 자랐다. 4월께 심은 감초가 불과 몇 달 만에 무성한 군락을 형성한 것이다.

 

감초꽃은 품종과 생육 상태에 따라 6월부터 7월 사이에 피기 시작했다. 1년생 감초에서도 꽃이 확인됐으며, 꽃에서는 달콤하면서도 일반 풀 향과는 다른 특유의 향기가 났다.

 

장경헌 팀장은 “감초는 일반적인 노지작물과 비교해 병해충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고, 국내 기후에 적응하도록 육성된 품종이어서 생육도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초는 원래 건조하거나 기온이 높은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이지만, 국내에서 개발한 품종은 우리나라의 기온과 재배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육성됐다”며 “평택에서도 장마와 고온을 견디며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상부 생육만 보고 재배 성공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감초는 뿌리를 수확하는 작물이기 때문에 수확기에 뿌리의 굵기와 길이, 수량, 약용 성분 함량을 확인해야 최종적인 재배 성과를 평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농업기술센터의 적극적인 행정에 감사

박종필 회장은 감초 생산단지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배경으로 평택시농업기술센터의 적극적인 행정을 꼽았다.  새로운 작물을 도입하자는 농가의 제안이 있어도 행정과 농업기술센터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재배기술이 충분히 확립되지 않은 작목일수록 종묘 확보와 예산 마련, 참여 농가 모집, 재배관리, 판로 개척 등을 함께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평택시농업기술센터가 단순히 농가의 의견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화 가능성을 검토하고, 관계기관과 연결하며, 시범사업을 마련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평가했다.

 

그는 “농가가 새로운 사업을 이야기해도 담당자가 귀찮게 여기며 ‘좋은 생각’이라는 말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며 “평택시농업기술센터는 새로운 사업을 반드시 추진해 보자는 열정을 갖고 적극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감초 생산단지 조성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농업기술센터에도 다른 업무가 많지만 김인숙 과장과 장경헌 팀장이 앞장서 사업을 준비하고 지원해 줬다”며 “농업인 입장에서는 정말 고마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재배 1년 차에는 여름철 장마와 병해, 잡초 관리, 토양 적응성 등을 확인하고, 2년 차 이후에는 뿌리의 수량과 품질을 검증해야 한다. 이후 가공업체가 요구하는 원료 규격과 약용 성분을 맞출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김인숙 과장은 “남들이 아직 가지 않은 길을 준비해서 간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의미 있는 일”이라며 “누군가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농업인과 기술센터가 함께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데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장경헌 팀장도 재배 현장을 수시로 방문해 농가들과 생육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장마철에는 갈색무늬병 등 잎에 발생할 수 있는 병해를 살피고, 여름철 고비를 넘긴 뒤 가을까지 지상부 생육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감초 생산부터 가공·저장까지 기반 구축

평택시가 추진하는 ‘지역거점 국내 육성 약용작물 전문생산단지 조성사업’은 국산 감초의 안정적인 생산과 품질 향상, 우량종자 증식·보급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지역 적응형 신소득 작목을 발굴하고, 국내에서 육성한 감초 신품종의 재배면적을 확대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사업에는 박종필 회장을 중심으로 14농가가 참여하며 전체 재배면적은 5㏊다. 재배 품종은 농촌진흥청이 육성한 ‘원감’과 ‘다감’이며, 재배기간은 4월부터 11월까지다. 총사업비는 4억 원으로 국비와 시비가 각각 50%씩 투입된다.

 

전문생산단지에는 감초 재배에 필요한 종근과 피복비닐을 비롯해 종근 생산용 시설하우스, 관리기, 관정 등 생산기반 시설을 구축했다. 농가가 안정적으로 감초를 재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우량 종근의 생산·보급체계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수확 이후를 대비한 가공 전처리 시설도 확충한다. 감초 세척기와 건조기, 절단기, 저온저장고, 저장시설 등을 설치해 수확한 감초를 산지에서 세척하고 건조·절단·저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원물의 품질을 유지하고 안정적인 유통 기반을 마련한다.

 

김인숙 과장은 “이번 사업은 단순히 감초를 재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종근 생산부터 재배, 수확 후 세척과 건조, 저장까지 이어지는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국산 감초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농가가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해외시장에서도 인정 받는 것이 목표

평택시는 감초 생산단지의 산업화를 위해 가공과 판로를 먼저 구축한 뒤 재배면적을 현재 5㏊에서 10~2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확한 감초는 건조 원물과 분말 형태로 공급하고, 장기적으로는 기능성 음료와 차, 화장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도 추진한다. 재배이력 관리와 GAP 인증을 통해 안전성과 품질을 확보해 해외시장 진출 기반도 마련할 방침이다.

 

박종필 회장은 “국산 감초를 안정적으로 생산해 가공제품 개발까지 이어가고, 우리 감초가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인정받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6년 8월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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