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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는 우리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식량작물이다. 찌고 삶아 먹는 신선 소비뿐만 아니라 튀김, 분말, 간편식 등 다양한 형태의 가공식품 원료로 활용되며 그 가치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강원특별자치도는 국내 감자 생산의 중심지로서 우량 씨감자 생산과 신품종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 감자산업 발전을 선도해 왔다.

그러나 최근 감자산업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고온과 집중호우는 생산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고, 특정 품종 중심의 재배 구조는 병해충과 생리장해 발생 시 큰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소비트렌드 변화에 따라 신선 감자뿐만 아니라 가공용 원료 수요도 증가하면서 안정적인 생산기반 구축과 품종 다양화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감자연구소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해서 신품종 육성과 재배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 가운데 ‘풍농’은 기후변화 시대 강원 감자산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품종이다. 풍년 농사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은 풍농은 높은 수량성과 우수한 저장성을 바탕으로 농가소득 향상과 안정적인 원료 공급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풍농’ 품종은 ‘대서’와 ‘금서’를 교배하여 육성된 중·만생 중간질형 감자로, 장타원형의 괴경과 얕은 눈을 특징으로 한다. 특히 10a당 수량은 약 4,400kg으로 기존 수미 품종보다 30% 이상 높은 수준의 다수확이 가능하다. 또한 중심공동 등 내부 생리장해 발생이 적고 저장성이 매우 우수해 수확 후에도 품질 유지가 용이하다. 이는 농가의 안정적인 생산은 물론 유통 현장에서의 물량 확보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요소이다.

풍농의 특성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재배 관리가 필요하다. 휴면기간이 다소 길어 파종 전 충분한 싹틔우기가 요구된다. 건전한 씨감자를 이용한 재배와 적정 시비를 통해 우수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감자연구소는 재배기술 교육, 현장 실증시험 및 컨설팅을 통해 풍농의 안정적인 정착과 확대 보급을 지원하고 있다.

 

새로운 품종의 개발은 단순히 생산량 증가에 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변화하는 시장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원료 생산 체계를 마련하는 데 그 가치가 있다. 특히 일정한 품질과 안정적인 공급이 중요한 가공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우수한 품종 개발은 감자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출발점이 된다.

감자는 친숙한 작물이지만 ‘가공 원료’의 관점에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국내 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수미’는 수분이 많은 점질 감자여서 튀김용으로는 적합하지 않고, 국내 프렌치프라이용 감자는 대부분 미국·캐나다산 러셋 버뱅크를 냉동 가공한 형태로 수입한다. 원료를 수입에 기대는 구조 속에서 국산 품종의 가공적성을 밝히는 일은 수입 대체와 지역 가공산업의 토대가 된다.

 

농식품연구소는 풍농의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 가공적성을 분석했다. 수확 직후 생감자를 기준으로 총전분은 18.7%로 칩 가공용 기준(17% 이상)을 충족했다. 아밀로오스와 아밀로펙틴은 각각 5.6%, 13.1%로, 아밀로펙틴 비율이 높아 가열 시 부드러운 조직감을 형성하는 데 유리하다. 무엇보다 환원당이 0.05%로 칩 가공 기준(0.1% 이하)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유리당 총량도 0.37g/100g으로 감자튀김 기준(0.5g/100g 이하)에 부합했다. 이밖에 수분 77.44%, 조단백질 2.01%, 비타민C 7.46mg/100g으로 나타났으며, 열풍건조 분말의 전분 함량은 87.23%로 분말 가공 적성도 우수했다.

 

환원당이 낮다는 점은 색과 안전성을 동시에 잡아 준다. 감자처럼 탄수화물이 많은 식품을 120℃ 이상으로 가열하면 당과 아미노산이 반응하는 마이야르 반응을 거쳐 아크릴아마이드가 생성될 수 있는데, 그 전구체가 바로 환원당이다. 환원당이 낮은 풍농은 지나친 갈변을 억제해 밝은색을 얻기에 유리하고, 아크릴아마이드 저감 측면에서도 한발 앞선 원료가 될 수 있다. 농식품연구소는 감자 가공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하고 있으며, 올해는 ‘풍농’ 감자를 이용한 글루텐 프리 감자빵, 뇨키 등 다양한 가공품을 개발하고 있다.

 

감자의 가치는 생산 현장에서 끝나지 않는다. 안정적으로 생산된 감자는 가공을 거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은 재배-가공-유통을 연계한 시스템화로 지역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6년 7월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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