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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융복합산업(6차산업)

평택 정효선 농가, 연 15톤 바나나 생산

체험·급식·직판 안정적 수익구조 확립

<기획> 평택에서 바나나 농사가 가능할까?

‘스마트팜’ 기술로 난방비 절감

 

“난방비, 쏟지 말고 가둬라”

수학 전공자와 기계 전문가 남매의 ‘행복 방정식’

 

경기도 평택의 드넓은 평야 한가운데 영하의 추위도 비껴간 1,200평 하우스 안에는 550그루의 바나나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수입산이 장악한 시장에서 ‘국산 바나나도 충분히 승산 있다’며 도전장을 내민 이들이 있다. ‘영업 비밀’급 난방 기술로 연 15톤의 바나나 생산과 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정효선 농업인과 운영진은 철저한 준비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후 변화 시대에 ‘고부가가치 작물 전환’의 성공 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아이들이 체험을 마치고 나갈 때 ‘엄마랑 또 올게요’라고 말할 때가 가장 보람차요. 농업은 노력한 만큼 결과가 정직하게 돌아오는 과정이며, 그 과정에서 가족과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수학 전공자인 정효선 농업인은 수학 공식처럼 정교하게, 그리고 사회복지학을 공부할 때 가졌던 마음가짐처럼 따뜻하게 체험과 판매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행복한 방정식으로 풀어나가는 아열대 농사와 체험농장 이야기를 들어봤다. 단 일부는 경영 비밀이다.

 

“이거 되겠다.” 확신

처음 1,200평 하우스를 완공하고 “정말 이게 될까?”라는 의구심이 앞섰다. 그래서 해남과 진도 등 전국의 아열대 농가를 직접 찾아다녔다.

 

“해남 농가에서 일렬로 쫙 서서 주렁주렁 열린 바나나를 본 순간, 마치 군대 같은 웅장함에 ‘이거면 되겠다’라는 확신이 왔어요.”

 

하지만 확신만으로는 부족했다. 본격적인 재배를 하기 전에 바나나, 파파야, 파인애플 등 아열대 작목을 직접 심어보며 ‘시험 재배’를 거쳤다. 평택의 토양과 기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 난방재배기술 등 데이터를 축적한 뒤에야 2022년 10월, 제주도에서 모종을 들여와 본격적인 식재를 시작했다고 한다.

 

온도 관리가 핵심

인터뷰 중 난방 활용 기술에 대해서는 ‘영업 비밀’이라며 웃어 보인 정효선 농업인의 난방 활용 핵심은 ‘반半 스마트팜’ 제어에 있는 듯하다. 단순히 난방기를 돌려 온도를 높이는 방식이 아니다. 하우스 안의 열기를 최대한 가두고 보관했다가 설정된 최저 온도 이하로 떨어질 때만 정밀하게 가동한다. 한마디로 난방을 쏟아붓는 게 아니라 있는 열을 관리하여 경영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바나나 나무를 살펴보면 바나나 개별 이력 관리를 볼 수 있다. 나무마다 꽃이 핀 날짜(생일)를 기록해 수확시기와 예상 무게를 가늠한다. 수확 후에는 송이 개수와 평균 무게를 데이터화해 다음 재배에 반영한다. 특히 빗물과 결로 등을 모아 운영하는 시스템이 인상적이다. 물이 귀한 지역 특성을 고려해 빗물과 겨울철 결로(이슬)를 모아 저장탱크에 넣고 미생물을 섞어 공급한다.

 

마지막으로 평택시 농업기술센터에서 가져온 미생물제제 활용이다. 바나나 수확 후 잘라낸 바나나 잎을 파쇄하여 미생물과 함께 다시 땅으로 돌려보낸다. 이때 발생하는 숲속 냄새(바실러스균 등)는 농장의 천연 방향제 역할도 하고 바나나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없어서 못 판다” 맞춤형 전략

2023년 10월 첫 출하 이후 농장은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 연간 생산량은 약 15톤.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할 정도로 물량이 부족한 상태라고 한다.

 

첫째, 맞춤형 사이즈 전략이다. 급식용은 200g 이상의 굵은 것이며, 어린이집 체험용은 아이들이 먹기 편한 작은 사이즈로 선별해 공급한다.

 

둘째, 확실한 판로 확보이다. 평택시 급식, 경기도 임산부 꾸러미, 그리고 월 700명이 찾는 어린이 체험 학습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었다.

셋째, 주경야독의 결과이다. 낮에는 농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경기농업대학과 평택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체험 관련 교육과 라이브 커머스 등 다양한 교육을 받으며 직접 팔 수 있는 능력을 키운 결과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6,000만 원 남짓했던 매출은 이제 안정 궤도에 올랐습니다. 남동생과 함께 똘똘 뭉쳐 일궈낸 이 농장은 ‘평택에서 무슨 바나나냐’던 편견을 실력으로 깨부수고 있습니다.”

 

정효선 농업인은 “단순히 아열대 과일을 수확하는 곳을 넘어, 아이들에게는 생태 체험의 장을 제공하고, 지역사회에는 신선한 먹거리를 공급하는 평택의 새로운 명소가 되어 가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기계 전공 남동생이 직접 설계한 온실

이 농장의 가장 큰 경쟁력은 농장 대표인 남동생이 직접 설계했다. 원래 기계 분야에 관심이 컸던 남동생은 기성 스마트팜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고 아열대 작목에 맞는 시스템으로 시설했다.

 

온실을 살펴보면 산란광 스크린 설치이다. 단순히 보온 덮개를 덮는 것이 아니라 아침에 냉기가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게 막아주고, 해가 떠서 상단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갈 때만 열리도록 정밀하게 세팅되어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열을 가두는 기술이다.

 

열을 새로 만드는 비용보다 낮 동안 모은 열을 얼마나 잘 가두느냐에 집중했다. 에너지를 많이 쓰기보다 최대한 가두는 방식이 이곳 아열대 온실의 핵심이다.

물론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전 자재를 확보해 초기 투자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경영적 혜안’도 한몫했다.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6년 3월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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