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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농업인/스마트팜

송효필 청년농업인 "보은 대추의 ‘맛’과 ‘가치’"

“건대추 대신 생대추, 도매 대신 직거래로 2억 매출 올렸죠”

<기획> 농사도 ‘돈’이 되어야 한다

부자(父子) 간의 협업과 가업 승계

온라인 판매로 100% 직거래, 매출 6천 만원에서 2억 원대

 

“아버지의 대추 농사는 정직했습니다. 하지만 1억 원어치 땀을 흘리고도 유통 구조 때문에 6천만 원도 손에 쥐지 못하는 현실을 보게 됐죠. 대추나무와 함께한 아버지의 노력이 시장에서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안타까웠습니다. 그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기회’를 발견했습니다. 평생의 관행 판매에서 생산자 주도 유통 개선 과정에서 아버지와 부딪히기도 했지만, 매출이 오르는 것을 보신 뒤로는 이제 아버지가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셨습니다.”

 

송 대표가 합류한 뒤 농장의 수익 구조는 드라마틱하게 변했다. 아버지의 숙련된 생산 기술에 아들의 경영 수완이 더해진 현재, 이곳의 매출은 약 2억 원대를 상회했다.

 

박희경 보은군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사람들은 흔히 청년 농부의 ‘억대 매출’이라는 결과에만 눈길을 준다. 하지만 그 뒤에는 새벽 공기를 마시며 가파른 산비탈을 오르내리고, 밤늦게까지 유통 판로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청년 농업인들의 보이지 않는 눈물겨운 노력이 숨어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며 우리 먹거리를 책임지는 청년 농업인들의 그 깊은 진심을 우리 사회가 더 많이 알아주고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남대 한문학과를 졸업한 그가 왜 전정 가위를 들었는지? ‘땀의 가치’를 어떻게 수익 구조로 개선했는지, 그 이면을 들여다보았다.

 

농업 선택, 아버지가 흘린 땀, 제값 받고 싶었습니다

송 대표가 농업에 뛰어든 가장 큰 동기는 ‘대추 농사의 가치 재발견’과 ‘비즈니스적 확신’이었다. 도매가로 넘겨지거나 생대추로 팔 수 있는 물량이 건대추로 바뀌며 수익성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구조를 알게 됐다. 그래서 생산에 머물렀던 가업을 유통과 브랜드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기로 결심했다.

 

“아버지는 연간 3~4천만 원 수익으로 고생하셨지만, 제 눈에는 시장이 보였습니다. 제가 직접 유통과 판매를 책임진다면 1억 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충분히 더 창출할 수 있겠다고 확신했죠.”

 

농업은 내 능력을 쏟아부을 최고 무대

대학 시절 건설현장 노동부터 신발 판매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며 ‘수익 구조’에 대한 감각을 익혔다. 송 대표에게 농업은 단순히 가업을 잇는 것 이상의 의미다.

 

“남들이 가는 길만 가면 돈을 벌 줄 알았지만, 결국 내 능력을 어디에 쏟아붓느냐가 중요하더라고요. 두려움은 없었습니다. 내가 가진 능력을 투입한 만큼 정직하게 비용과 수익으로 돌아오는 농업의 생산성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일군 터전 위에 아들의 경영 철학이 더해진 보은의 대추밭은, 청년 농업이 나아가야 할 가장 현실적이고도 아름다운 이정표를 보여주고 있다.

 

대추 농사의 최대 적 ‘열대야’와 ‘장마’, 기술로 극복

대추 농사에는 두 가지 큰 고비가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는 열대야다. 야간 온도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수정이 아예 이루어지지 않는 대추의 생리적 특성 때문에 많은 농가가 애를 먹는다고 한다. 또 하나는 장마다. 그래서 비가림하우스 외 시설하우스를 또 시설했다. 노지 재배보다 눈을 2~3주 빨리 틔우고, 측창(옆창)을 조절해 내부 온도를 관리하는 등 착과 시기를 장마 전으로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복에 비가 오면 보은 처녀가 운다”는 옛말처럼, 장마와 일조량 부족은 낙과와 열과(껍질 터짐)의 주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장마가 오기 전 대추 지름이 최소 1.5cm 이상 확보되어야 낙과를 면할 수 있다”며, 하우스 환경제어를 통해 장마 전에 이미 열매를 맺게 하는 전략을 택했다.

 

갈등 끝, ‘온라인의 힘’

처음부터 아버지와 뜻이 맞았던 것은 아니다. 대추 축제와 단골 위주의 오프라인 판매를 고수하던 아버지와 온라인 중심의 판매를 하겠다는 생각의 차이가 컸다. 그래서 한때 농장을 떠나 직장 생활을 하면서 직장 퇴근 후 해질 때까지 대추밭에서 풀을 깎는 진심을 보였다.

결국 아버지의 판매방식이 훨씬 매출이 떨어져서 다시 1년여 만에 돌아온 그는 자신의 유통 능력을 증명해냈다.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와 쿠팡 등 온라인 채널을 공략해 랭킹을 올렸고, 그 결과 전국 각지의 카페 사장님들까지 단골로 확보하며 매출 2억 원 시대를 열었다.

 

“온라인은 품질만 확실하면 가격 흥정의 피로도가 적고, 고객 확장이 무한합니다. 이제는 아버님도 제 방식을 믿고 맡겨주십니다.”

 

농업기술센터에 감사

대전에서 자란 그가 아버지의 귀농지를 따라 보은에 정착했을 때, 스스로를 ‘외부인’이라 느꼈다. 그런데 보은군 4-H 연합회 활동을 통해 청년농업인들과 소통하며 소속감도 생겼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청년들이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계속 만들어준 덕분에 지역 친구들과 끈끈해질 수 있었습니다. 작년엔 중앙경진대회에서 특별상도 받았죠. 우리 4-H 회원들은 가족 같아요. 또한 직접 키운 감자와 쌀을 기부하고, 최근엔 꽃을 키워 수익금을 기탁하는 등 지역 사회와 함께 호흡하고 있습니다.”

 

송효필 대표는 “자신을 이끌어준 박희경 보은군 농업기술센터 소장님을 비롯하여 담당 선생님 모두 감사하다. 우리 청년농업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 많이 주신다”며 미소를 지었다.

 

농촌지원과 김흥호 과장은 “4-H의 ‘지·덕·노·체’ 정신을 현장에서 실천하며 회원들과 봉사활동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주인공이다. 특히 대추 재배 전문성을 갖춰 아버지의 관행농업에 젊은 감각을 더해 농가 소득을 창출해 나가는 참 멋진 친구다. 이렇게 청년농업인이 키운 대추는 단순한 열매가 아니라, 우리 농업의 새로운 희망”이라고 말했다.

 

청년농업인과 함께하는 이민주 지도사는 “송효필 대표는 보은 4h 부회장으로 회원들과 함께 농업농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아울러 대추농사도 적극적이다. 부모 세대의 축적된 생산 노하우에 청년 세대의 유통 경영 감각이 결합했을 때 어떤 시너지가 나는지를 보여주는 모범적인 청년농업인”이라며 칭찬했다.

 

“보은 대추는 믿을 수 있다”

그의 최종 목표는 자신이 만나는 고객에게 ‘보은 대추는 믿을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다. 수확시기 내내 대추를 일일이 손으로 만져본다. 조금이라도 물렁거리면 과감히 뺀다.

“지름으로 재는 기계 선별은 한계가 있어요. 키가 크고 홀쭉한 놈, 뚱뚱한 놈을 균일하게 담기 위해 애씁니다. 야간 온도가 10°C 아래로 떨어져 당도가 꽉 찼을 때, 가장 단단한 대추만 골라 보내드리는 것. 그것이 제 자부심입니다.”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6년 3월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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