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잦은 산불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이 “영농부산물 소각은 어떠한 경우에도 허용될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은 지극히 타당한 조치다. 무심코 당긴 불씨가 순식간에 삶의 터전을 잿더미로 만드는 참사를 막아야 한다는 명분에 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정부는 그 해법으로 ‘영농부산물 파쇄지원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파쇄 기계가 농가를 직접 찾아가 부산물을 잘게 부숴 땅으로 돌려보내는 이 사업은 산불 예방과 미세먼지 저감이라는 행정적 목표에는 분명 부합한다.
세계적인 와인 성지인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의 농부들은 병든 나무와 묵은 가지를 철저히 분류해 밭밖으로 격리한다. 이렇게 수거된 부산물은 바이오매스 발전소로 보내져 고온에서 완전 연소하며 에너지로 전환되거나, 전문 시설의 고온 퇴비화 공정을 거쳐 병균이 사멸된 안전한 비료로 재탄생한다. ‘원천 차단Biosecurity’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최근 부산물을 활용한 비료 공정 규정을 마련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본격적인 농사 준비에 앞서 과수원에서도 가지치기한 나뭇가지를 처리하는 파쇄 작업이 한창이다. 1년생 잔가지는 파쇄 시 금방 부패하여 양분이 되지만, 3년 이상 된 굵고 묵은 가지는 파쇄하더라도 영농 현장에서 파쇄가 더 위험할 수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다.
묵은 가지의 거친 껍질 등에는 탄저병이나 과수화상병균 혹은 해충의 알들이 겨울을 나는 완벽한 아지트이기 때문이다. 이를 그대로 밭에서 파쇄하여 지표면에 덮어주는 행위는 병해충에게 최적의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꼴이 될 수 있다. 이듬해 농사를 망칠 병원균을 밭 전체에 살포하는 격이다.
실제 전정한 가지를 파쇄한 영농 현장을 가보면, 별도의 수거 절차 없이 파쇄 작업만 이루어지다 보니 부서진 부산물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수북이 쌓여 방
치되어 있다.
따라서 건강한 가지는 파쇄하되, 병해충 위험이 있는 묵은 가지는 선별하여 소각하거나 격리 수거할 수 있는 세밀한 정책적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단순히 소각을 금지하고 파쇄기만 돌리는 행정 편의적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병해충 오염 가능성이 큰 묵은 가지를 별도로 집하하여 에너지원으로 환원하거나 전문적으로 멸균 처리하는 시스템을 병행해야 한다.
영농부산물 소각에 따른 화재를 예방하고 과원 병해충을 효과적으로 방제하기 위해서는, 영농부산물 단순 파쇄에서 '선별 파쇄 및 격리 수거'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정책적 뒷받침이 수립됐으면 한다.
발행인 | 문학박사 최서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