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데 돈을 더 많이 썼다”며 미소 짓는 장선미 대표는 탄탄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배초향’ 비누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향기로운 성공의 서막을 알렸다.
특히 자신이 가진 전문성을 농업에 어떻게 접목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아는 청년 농업인이다.
디자인 전공과 화장품 회사 실무를 통해 원료 수급부터 유통망까지 꿰뚫은 그녀는 이제 친환경으로 재배한 배초향 화장품을 세계 시장에 알리겠다는 당찬 포부를 현실로 옮길 계획이다.
여주시농업기술센터 정건수 소장은 “많은 청년농업인이 초기 시설 투자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데, 장선미 청년농업인은 노지 자생식물의 특성을 파악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가공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보여줬다. 특히 본인이 직접 브랜딩과 디자인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에서도 엄청난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장 대표와 같은 창의적인 청년 농업인들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농업기술센터에서도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자에서 뷰티 전문가로, ‘준비된’ 창업
장선미 대표의 행보는 단순한 귀농과는 궤를 달리한다. 베트남 파견 한국어 교사라는 이색 경력을 뒤로하고, 그녀가 화장품 산업에 뛰어든 것은 우연이자 필연이었다. 화장품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로 시작해 업무 전반을 장악했던 경험은 그녀에게 ‘사업화’라는 아이디어를 심어주었다.
여기서 단순한 경험에 그치지 않고 미국 국제 아로마 테라피 자격증ARC을 취득하고 디자인 전공과 교육학 석사학위를 바탕으로 1인 창업가로서 필요한 모든 무기를 갖췄다. 특히 직접 제품을 디자인하고 홈페이지까지 구축할 수 있는 역량은 그녀만의 독보적인 경쟁력이다. 한마디로 단순히 농사를 짓는 농부가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을 직접 설계하고 제품의 가치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준비된 경영인’의 면모를 갖춘 것이다.
왜 ‘배초향’인가?
장 대표가 선택한 전략 작물은 배초향이다. 철저하게 경제성과 기능성을 따졌다. 시설 투자비가 많이 드는 스마트팜 대신 우리 땅에서 잘 자라는 자생식물의 생명력과 화장품 원료로서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저비용 고효율의 작목을 선택했죠. 시설하우스 없이 노지 재배가 가능해 초기 투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원료적 가치가 있다고 봤어요. 피부 진정과 항염 효과가 뛰어난 배초향은 화장품 원료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췄죠. 식용으로 쓰일 만큼 안전하고, 피부 진정 및 뇌 건강에 대한 특허 등 연구 자료가 풍부하죠.”
장선미 대표는 “모양이 중요한 신선 식품과 달리 성분이 중요한 가공용 작물로서의 이점을 극대화했다. 꽃과 잎의 모양이 중요한 관상용과 달리 오일과 화장수 추출이 목적이기에 작목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2,750평의 땅에서 ‘K-뷰티’ 만들겠다
현재 여주 대신면에서 2,750평 규모의 농지를 운영 중이다. 초기 영농 정착의 어려움을 전략적으로 돌파했다. 초창기 수입을 확보하기 위해 콩을 재배하면서도, 자투리땅마다 배초향을 심었다.
수증기 증류법을 통해 배초향에서 오일과 화장수를 분리 추출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를 활용한 지난해 출시한 배초향 비누는 그 가능성을 시험한 첫 번째 결과물이었다.
홍보용 비누를 제작해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시중의 일반 비누와 달리 정제수를 전혀 쓰지 않고 배초향 워터와 고가의 에센셜 오일로만 꽉 채운 배초향 수제 비누 가격은 8,000원에 판매한다.
“수제 비누(CP비누)는 4주간의 숙성 기간이 필요하고, 좋은 오일을 많이 쓸수록 금방 물러지는 특성이 있어요. 소비자들이 이 가치를 알아주길 바라며 망에 걸어 사용하는 법까지 꼼꼼히 설명해 드리고 있죠. 사실 이 비누는 수익보다는 제가 만든 원료의 품질을 보여드리기 위한 ‘자존심’ 같은 제품입니다.”
장 대표의 이러한 창의적 영농 정착 모델은 2025년 농정원 청년농업인 영농정착 우수사례 동상 수상이라는 쾌거로 이어졌다.
정제수 대신 ‘배초향 워터’… 두 번째 프로젝트
농업기술진흥원 공모사업비(창업지원금 1,000만 원)을 통해 ‘배초향 수제비누’를 선보였던 장선미 대표가 이제 두 번째 프로젝트로 ‘정제수 없는 미스트’ 개발에 나선다. 배초향의 기능성을 극대화한 ‘세럼 미스트’다. 시중의 많은 미스트가 정제수(물)를 기반으로 소량의 추출물을 섞는 방식이라면, 장 대표의 방식은 본질부터 다르다.
“정제수 자리를 제가 직접 추출한 배초향 워터로 100% 채울 생각입니다. 직접 키우고 직접 추출하기에 가능한 전략이죠.”
장선미 대표가 추출하는 ‘하이드로졸(워터)’은 식물을 수증기 증류할 때 얻어지는 순수한 물로, 배초향 특유의 방향성 성분이 응축되어 있다. 여기에 고농축 에센셜 오일을 최적의 비율로 배합해 흔들어 쓰는 ‘오일 미스트’ 형태로 개발하여 보습과 기능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아로마 테라피 체험장 목표다
물론 화장품을 팔아 이윤을 남기는 것이 최종 목표가 아니다. 장 대표는 농장과 공방이 결합한 ‘친환경 아로마 테라피 체험장’운영을 꿈꾼다.
“공방 바로 앞 농장에서 갓 수확한 배초향을 가지고 소비자가 직접 원료를 추출하고, 그 원료로 한두 시간 만에 나만의 화장품을 만들어 가져가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어요. ‘농장에서 화장품대 위까지’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체험 공간이죠.”
이를 위해 그녀는 여주 지역 농업인들과의 상생 구조도 구상 중이다. 본인의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지역 농가와 계약 재배를 맺거나 협업을 통해 원물 공급망을 넓히고, 이를 통해 지역 농업 전체의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장선미 대표의 시선은 이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향한다. 콩 재배 면적을 점차 줄이고 배초향을 비롯한 특용 작물 단지를 넓혀, 본인이 직접 디자인한 완성도 높은 화장품 라인업을 세계 무대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6년 2월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