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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가을 축제와 우리 쌀로 빚는 가양주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지역축제는 1,170여 개였다고 알려져 있다. 봄은 진해 군항제, 여름에는 보령 머드축제, 겨울은 화천 산천어축제가 유명하다. 가을에는 여주 오곡나루축제가 대표적인 축제이다. 가을 축제의 대표적인 주제는 가을 꽃, 과실, 음식들이 있다. 임금님 진상미로 으뜸이라 하는 여주 쌀을 주제로 했던 오곡나루축제와 가양주 품평회를 다녀왔다.

 

 

‘오곡나루축제’는 조선시대 ‘나루터’였던 여주 조포나루에서 임금님께 곡식·농산물을 진상하던 역사적 배경을 살린 축제로 “전통과 풍요”를 키워드로 삼아 지역 농특산물(여주쌀, 고구마 등)을 중심으로 구성됐고, ‘가마솥 여주쌀 오곡비빔밥’, ‘군고구마 기네스’ 등의 주요 먹거리 이벤트들이 펼쳐졌다.

 

또한, 남한강 수변을 활용한 낙화놀이, 미디어아트 쇼, LED 나룻배 공연 등으로 가을밤 분위기를 한층 뜨겁게 했다. 한·중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교류 확대와 해외 관광객 유치에 주력했던 올해에는 41만 명 방문이라는 역대 최대의 기록을 경신했다고 한다.

 

지역축제들은 대부분 지역특산물을 주제로 하고 있는데, 세종대왕릉이 있는 여주는 농업문화와 역사를 주제로 하여 나루터-곡식-강변이라는 물리적·문화적 배경을 표현했고, 임금님 인형을 이용한 전통 퍼레이드로 볼거리도 잘 준비하였다.

‘시민이 주인공’이라는 운영 철학도 단순히 관람하는 축제가 아니라 참여하는 축제로서의 매력을 잘 살렸다고 할 수 있겠다.

 

지역 축에서의 숙제도 남아 있다. 멀리서 찾아온 방문객에게는 충분한 편의시설들이 제공되어야 하는데, 인프라 부족으로 대규모 방문자 수에 비해 주차·교통·숙박 등의 불편한 점이 있다면 서둘러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여주에서 다 소화할 수 없다면 인근지역으로의 이동을 통해 자연스레 주변 지역과의 상생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겠다. 문화와 관광이 함께 성장하여 해마다 사람들이 기다려지는 대한민국의 축제가 되기를 희망한다.

 

우리나라에는 집에서 술을 빚는 가양주 문화가 있었다. 집마다 김치 맛이 다르듯 술맛도 집마다 다른 것이 우리 음식 문화였다. 관혼상제의 예를 갖추는 첫 번째가 술이었고, 손님 접대에도 음식과 함께 항상 술이 있었다. 일제 강점기와 해방 후 산업화를 거치면서 술에 세금을 부과하였고, 집에서 몰래 술 담그는 것을 불법으로 단속하였다.

 

옛날에는 밀주密酒 단속을 피해 술 항아리를 들고 뒷산으로 도망치던 일도 있었고, 몰래 술을 만들면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흔히 술과 관련된 법은 주세법을 제일 먼저 떠올리겠지만, 주세법에는 개인이 술을 만들지 말라는 조항은 없다. 허가받지 않고 술을 만들게 되면 조세범 처벌법 제6조 (무면허 주류의 제조 및 판매)를 위반하는 것이다.

 

1994년까지만 해도 면허 없이 자가 소비의 목적으로 약주를 제조할 때 1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했고, 이 법은 1995년이 되어서야 ‘개인의 자가 소비를 위한 제조는 제외한다’고 바뀌었다. 자가 소비 이외에 타인에게 선물하거나 나눠마시는 것도 위반사항이었지만, 지금은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동호회나 다른 사람과 나눠 마시는 것은 허용되고 있다.

 

이렇게 시대가 흘러가면서 우리나라의 음식문화가 30여 년 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라졌던 가양주 문화가 되살아나며 직접 술을 빚기 시작했고, 관심과 호기심으로 술에 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여주 오곡으로 빚은 가양주 품평회”는 축제와 연계되어 올해 5회째 열린 축제 속의 축제이다. 만 19세 이상 일반인이나 학생 모두 참여할 수 있고, 약주/탁주 부문으로 나누어 심사했다. 주재료는 여주쌀이며, 부재료로는 여주에서 생산되는 고구마, 흑미, 가지, 참외, 복숭아 등 다양한 농특산물이 허용된다. 술의 색, 향, 맛, 질감 등의 심사기준에 맞춰 분야별 전문가들이 먼저 심사했고, 축제 방문객들도 맛을 보고 스티커를 붙이는 것으로 심사에 참여했다.

 

전통문화를 계승한다는 의미로 ‘가양주’라는 전통 한국 주류 문화를 널리 알리며, 현대에 맞게 재조명하는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가양주를 심사하면서 해마다 좋아지는 출품작들의 수준은 집마다 빚어 마시던 우리의 술이 더 발전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해본다. 올겨울에는 햅쌀로 맛 좋은 가양주를 빚어보면 좋겠다.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5년 12월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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