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스마트팜 농업은 제게 힐링이죠”
‘스마트 힐링 농업’으로의 전환
“기계가 대신해주는 게 아니라, 기술이 농부의 삶을 바꿉니다. 제가 다시 직업을 선택해도 인테리어 사장이 아니라 ICT 스마트팜 농업입니다.”
청년농업인들의 도전은 농업의 현재이자 미래다. 스마트팜 ICT를 통한 혁신, 그리고 규모화와 자동화로의 전환은 급변하는 FTA 시대에 대응하는 농업의 해답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도시에서 인테리어 사업체를 운영하던 임희세 대표는 이제 부여에서 ICT 기술을 활용해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스마트팜 청년농업인이다.
그는 예전엔 도시에서 밤새워 일하며 스트레스도 많았지만, 지금은 농사일이 훨씬 즐겁다. 스마트팜을 도입한 뒤로는 노동력이 크게 줄었고, 품질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기후가 너무 급변하니까 예전 방식으로는 힘들어요. 지금은 온도나 습도, 양액을 자동으로 조절하고, 스마트폰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죠.”
임 대표는 “앞으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생산관리뿐 아니라, 자체 브랜드와 직거래 판매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농업 경영인’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스마트팜 ICT 농사가 FTA 시대의 해답.’이라는 문장은 더 이상 구호가 아니다. 임희세 청년농업인은 이미 그 길 위에서 땀과 기술로 새로운 농업의 미래를 실현하고 있다.
부여군 농업기술센터 김대환 소장은 “부여군에서는 청년농업인들이 주도하는 스마트팜 산업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서로가 스마트팜 기술을 공유하면서 토론하며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볼 때면 청년농업인들이 자랑스럽다. 우리 농업기술센터는 스마트팜 실습장과 멘토링 과정을 통해 젊은 농업인들이 경영 역량을 키우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부여지역은 방울토마토·딸기·쌈채소 등의 작목을 중심으로 스마트팜 시설이 확대되며, ICT 기술을 활용한 자동화·환경제어 시스템 도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사장에서 청년농업인되다
충남 부여군 세도면 장산리. 이곳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방울토마토 주산단지다. 30년 넘게 토마토 농사를 이어온 2세대 청년농업인, 임희세를 만났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의 농사일을 지켜봤지만, 한 번도 자신이 농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대학에서는 유아교육과 사회복지학을 복수 전공했고, 졸업 후에는 대전에서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했다. 인테리어 현장에서 아르바이트하던 대학 시절부터 시작된 일이었지만, 밤샘 작업이 잦고 스트레스도 컸다.
그러던 중,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별세로 농장은 어머니 혼자 2,000평 규모의 하우스를 감당해야 했다. 결국 어머니의 농장을 지키기 위해 귀향을 결심했다. 그렇게 임희세 대표는 도시의 인테리어 사장에서 농촌의 스마트팜 청년농업인으로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
“농사일이 힘들긴 해도, 지금은 내가 진짜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ICT 스마트팜으로 농업의 새 길을 열다
귀농 후 임희세 대표가 처음 마주한 것은 부모 세대의 전형적인 아날로그식 농업이었다. 아버지가 하시던 토경 재배방식 그대로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스마트팜 도입을 결심했습니다.
그는 하우스 내부의 온·습도, 관수, 환기, 방제까지 통합 관리할 수 있는 ICT 기반 스마트팜 시스템을 직접 설치했다. 인테리어 업계에서 익힌 전기·설비·시공 기술이 큰 도움이 됐다. 대부분의 농가가 외주 시공에 의존하는 반면, 그는 설비의 80% 이상을 직접 시공하며 비용을 절감했다. 그 결과 방울토마토 농장은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농업 현장으로 변모했다. 온도와 습도, 일사량, 양액량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최적의 생육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임 대표는 “물론 하우스에서 작물과 대화하는 시간이 많지만, 종일 하우스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면서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됐죠. 무엇보다 농사는 훨씬 안정적이에요. 스마트팜은 단순히 노동을 덜어주는 게 아니라, 마음의 여유까지 주는 기술”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스마트팜 전환 후 1년에 2회 수확, 300평에서 400상자 수확
아버지는 토경 재배방식으로 방울토마토를 재배해 맛과 품질이 뛰어나 강서와 인천시장에서 고가에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초창기에는 아버지의 방식을 그대로 이어 맛 중심의 재배를 고집했다가 스마트팜 전환 후 품질과 수량 위주로 전환했다.
임희세 대표는 “기존 아버지 세대의 토경 재배는 물주기, 비료 관리, 잡초 제거 등 노동 강도가 매우 높았고, 토양 상태가 균일하지 않아 작물 생육에도 편차가 컸다. 특히 11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스플래팅/인터플래팅’ 방식으로 심은 작물은 한 달 만에 3단까지 성장하며, 기존 작물 철거 후 이어서 수확할 수 있었지만 전체 수확 기간은 1월 말부터 6월 말까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됐다”고 말했다.
스마트팜을 도입하면서 재배 환경이 크게 변화했다. 토경 대비 수확 가능 횟수가 늘어나 1년에 두 번 재배할 수 있게 됐고, 수확 기간도 단축되면서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해졌다. 맛은 아버지 방식보다 다소 떨어질 수 있겠지만, 수량 증가로 경제적 효율은 높아졌다.
재배 과정도 체계화됐다. 인터플래팅(새 묘 심기)으로 연속 재배를 진행한다. 새로 심은 토마토는 한 달 정도 지나면 꽃이 3단까지 피어 수확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스마트팜 도입 이후 재배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 예를 들어 양액 재배 시스템을 통해 비료와 물관리가 자동화되면서 노동력은 30~50% 절감됐고, 센서와 환경 제어 기술 덕분에 작물의 성장과 수량이 균일해졌다. 또한 병해충 관리가 쉬워졌고, 생육 상태에 맞춘 맞춤 관리(뿌리 발달, 수분량 조절 등)도 가능해졌다. 초기 투자 비용은 비싸지만, 장기적으로 효율성과 편리성이 크게 향상된 것이 큰 장점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스마트팜 전환 전 300평에서 3kg 토마토 300상자를 수확했다면, 현재는 400상자를 수확할 수 있다.
맛과 수량, 균일성 조절, 스마트팜 핵심
스마트팜 운영 과정에서 부여군 농업기술센터와 농진청의 컨설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양액 관리와 온실 환경 조절 등 ICT 기반 재배 기술을 습득해 실천하고 있다. 임희세 대표는 “맛과 수량, 균일성을 조절하는 것이 스마트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팜 도입을 통해 ‘힐링’과 효율성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수량 중심의 재배는 생산성과 균일성을 높여 스스로 만족도가 높다. 다만 품종에 따라 당도가 다를 수 있지만, 당도를 높이기 위해 부여군농업기술센터와 농진청의 컨설팅을 통해 양액과 환경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아무튼 장기적으로는 임대농에서 벗어나 자체 농장 설립과 시설 확장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기술과 시장 수요를 연결하는 지속 가능한 농업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스마트 힐링 농업’으로의 전환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시작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농업이 제 인생의 힐링이 됐어요. 흙냄새 맡고 작물이 자라는 걸 보면 스트레스가 확 풀립니다.”
그는 청년농업인으로서 농촌의 현실적인 어려움도 잘 알고 있다. 의료·교육 인프라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젊은 사람들이 농촌으로 오기 힘든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생활 여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농업의 미래는 스마트팜에 있다고 믿는다.
“기계가 대신해주는 게 아니라, 기술이 농부의 삶을 바꿉니다. 제가 다시 선택해도 농업입니다. 단순 반복 노동을 넘어 전략과 기술을 요구하는 ‘스마트한 농업’입니다. 젊은 청년들이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임희세 대표의 도전은 단순한 귀농이 아니라 ‘스마트 힐링 농업’으로의 전환이었다.
* 제작 지원 :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