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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농업인/스마트팜

완주 2세대 임우정 청년농업인

“소비자가 신뢰하는 포도 생산에 행복하죠”

기자가 완주 임우정 청년농업인의 포도 농장을 찾았을 때, 고장 난 시설하우스 개폐기를 직접 수리하고 있었다. 농장 마당에는 머루포도가 주렁주렁 열려 그늘막 역할을 하고, 아래에서는 아버지가 키우는 다양한 새들이 지저귀며 농장의 정취를 더했다. 포도밭 전경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전체 시설하우스 포도를 보여주면서 직접 재배하는 포도나무 특성을 설명하며 포도맛을 보여줬다. 몇 년만에 만나는 정말 보기드문 멋진 청년농업인이다. 그는 “농업은 노력한 만큼 수확으로 보답받을 수 있는 매력이 있다”며 자신만의 농업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완주군농업기술센터 최장혁 소장은 “농촌 사회의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청년농업인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한 청년농업인은 근면 성실한 자세와 끊임없는 노력으로 농업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으며, 이는 곧 지역 농업 경쟁력 강화와 직결된다. 임우정 청년농업인은 승계농이면서 자신만의 포도농업을 이끌어 나가는 모범적인 청년농업인”이라고 소개했다.

 

 

남들보다 한발 먼저, 7월 출하

완주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임 대표는 누구보다 빠른 수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거봉은 9월 추석 전후에 시장에 쏟아지지만, 그는 난방기를 활용해 7월부터 조기 출하에 성공했다. 남들보다 일찍 출하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소득을 끌어올린 것이다.

 

임 대표는 “포도 농사의 1차 목표는 소득”이라며 “남들보다 먼저 시장에 내놔야 제값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곧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을 요구한다. 난방비, 토양 관리, 전정, 병해충 관리까지 그야말로 1년 내내 긴장의 연속이다.

그런데도 그는 직거래 30%, 로컬푸드 40~50%, 공판장 20~30%로 판로를 다변화하며 안정적인 경영 구조를 마련했다.

 

“포도는 결국 타이밍 싸움”이라는 그의 말처럼, 끊임없는 시도와 노력으로 임 대표는 완주 청년농업인의 성공 모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계획적 경영과 과학적 관리

임 대표의 농장은 한 해 농사가 끝난 뒤에도 바쁘다.

포도 수확이 끝나면 포도밭은 잠시 휴식기에 들어간다. 낙엽이 자연스럽게 떨어져야 나무가 겨울잠을 잘 수 있기 때문에 방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후 살충제를 살포하고, 전정은 11월 말에서 12월경 시작한다. 이 시기는 비교적 여유가 있어 가족과 함께 전정을 진행한다.

겨울철에는 가지치기와 더불어 토양 관리가 이어진다. 전정한 가지는 파쇄한 후 퇴비화해 다시 밭으로 돌려보내는 순환농법을 실천한다.

 

완주군농업기술센터서 매년 토양검사를 통해 부족한 성분은 채워주고, 과한 성분은 줄이는 ‘처방전식 시비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과잉 영양은 빼고 부족한 영양은 뿌리고 로터리로 흙과 섞어 수분과 만나게 해 영양분을 균형 있게 공급한다.

 

하우스마다 한 품종만 재배해 병해충 발생과 관리 혼란을 최소화한 점도 특징이다. ‘한 하우스에 여러 품종을 재배하면 병충해나 관리 타이밍이 어긋나기 쉽다’는 경험에서 나온 경영 전략이다.

또한 샤인머스캣도 작업자의 키에 맞춰 유인선 높이를 조정하는 등 세심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사과는 3년 이상 된 가지에서 꽃눈이 나오지만, 포도는 매년 새 가지에서 수확한다. 그래서 전정과 유인 작업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재배에 있어 기본을 지키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성스러운 가지치기와 병해충 관리, 그리고 포도의 당도를 높이기 위한 세심한 수분·토양 관리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임우정 대표는 “농사는 작은 관심 차이가 수확과 품질을 크게 좌우한다. 꾸준히 기록하고 실험하면서 자신만의 재배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재배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 경영이다. 판로 역시 계획적이다. 전체 매출의 30%는 직거래, 40~50%는 로컬푸드, 나머지 20~30%는 공판장 출하로 채운다. 이는 가격 변동이나 판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다각화 전략이다.

그는 “농사는 하루 이틀로 되는 게 아니라 1년 전체를 설계해야 한다”며 “발아 시점, 수정 시기, 수확 시점까지 모든 게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과학적 관리와 철저한 경영으로 포도농업을 이어가는 그의 방식은, 누군가에게는 하나의 표본이 될 것이라 여겨진다.

 

아버지와 협업, 성장 과정이면서 행복

아버지와 함께 포도를 재배하면서 기술적 노하우를 하나씩 축적해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아버지께서 제게 포도 농사를 맡겨주셨죠. 솔직히 농사는 한 번 실패하면 경영 회복이 쉽지 않죠. 농사가 잘 안되거나 문제가 발생할 때는 아버지가 도와주시고 아낌없이 조언해 주십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이끌어 주시죠.”

 

 

 

소비자들이 ‘맛있다’고 해줄 때 가장 보람

“수확해서 소비자들이 ‘맛있다’고 해줄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그 말 한마디가 힘든 과정을 다 잊게 만듭니다.”

아버지는 든든한 안전망이자 멘토다. 경험에서 오는 지혜와 임우정 청년의 도전정신이 어우러질 때, 농업은 더 큰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는 앞으로도 재배 기술과 경영 역량을 동시에 키우며 자신만의 농업 브랜드를 만들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5년 10월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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