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의 글>사과 한 알이 말해주는 것들

2025.06.04 16:55:53

최근 이상기후 환경이 반복되면서 ‘한 해 잘되면 3년 농사 소득이 따라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농가의 소득 차이가 크다고 농가들은 말한다. 이제 사과 농사는 날씨 운과 재배기술, 기후 변화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 시설 투자 등이 요구되는 고난도 작목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과 출하 시기가 아니거나 일시적 공급 부족일 때 가격이 오르면 신문과 방송은 사과값은 ‘금값’이라며 앵무새처럼 반복했고, 일부 농가는 이 변동성 속에서 기회를 만들었다. 철저한 재배관리, 탄저병, 화상병을 비롯하여 자연 재해에 선제적 대응으로 안정적인 수확과 수익을 동시에 잡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성공 사례는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농가는 여전히 불확실성과 싸우고 있다. 이상저온, 폭우, 폭염, 태풍 등 기상이변에 병해충까지 겹치면, 수확은 고사하고 빚만 남는다는 말이 현실이 된다.

이제 농부는 더 이상 ‘농사만 짓는 사람’이 아니다. 날씨를 예측하고, 병해충 발생 가능성을 분석하고, ICT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 데이터를 관리하는 ‘현장형 기상전문가’이자 ‘위기 대응 전략가’를 요구하는 듯하다.

 

사과 한 알의 가격이 오르면 언론은 즉각 반응하며, ‘사과값이 금값’이라는 말로 소비자의 불안을 자극하지만, 정작 그 사과가 자라기까지 어떤 리스크와 수고가 따랐는지는 조명되지 않는다.

 

지금, 농업의 미래가 기후에 더욱 민감해지고 있다. 기술과 자본, 경험만으로 사과 한 알을 생산할 수 없는 시대다. 사과값이 오를 때가 있다면, 사과값이 내릴 때도 있다. 계절과 기후, 수요와 공급, 유통 구조에 따라 가격은 끊임없이 변한다. 단기 가격 변동만을 두고 ‘금값’ 타령보다는 농업인이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또한 기후변화 등으로 사과 농가의 생산비와 노동 강도는 훨씬 높아졌다.

 

이제는 소비자 역시 함께 고민해야 한다. 사과 농가의 의욕을 꺾는 ‘사과가 금값’이라는 말보다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 소비자의 역할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의식적 소비이다.

 

발행인 | 문학박사 최서임



최서임 기자 farmmarket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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