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생물체인 ‘미생물’이 어쩌면 농작물의 병과 스트레스 감소는 물론 미래농업의 성장 동력은 아닐까?
국립농업과학원(원장 이승돈)에서는 미생물을 활용한 식물병 방제, 환경장해 완화, 작물 맞춤형 미생물 종합관리 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으며, 이는 농업미생물 연구에 있어 양적인 변화뿐 아니라 가장 중요한 질적인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이 과정을 앞장서는 농업미생물과(과장 김상범) 미생물기능연구실은 미생물을 농업에 필요한 우수한 자원으로 만들고 우리나라 농업에 맞는 기준을 세우고 있다. 이는 농업인에게도 새로운 경쟁력과 기대감을 안겨주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 농업미생물과 미생물기능연구실의 연구자들은 현장에서 문제를 발견함과 동시에 해결책을 탐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연히 밭에서 다른 식물들이 병들어 죽어가는 상항에서도 유독 살아남은 건강한 식물이 발견되면, 그 식물에서 문제를 해결할 미생물을 찾아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연구한다.
하지만 실험실에서 미생물 확보하고 배양하며, 여러 차례 스크리닝을 거쳐 현장 평가까지 거쳐야 하므로 실제로 효과가 입증된 미생물을 찾기까지는 몇 년이 소요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은 연구자들에게는 수 천 개의 미생물을 확보하고 데이터화하여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연구의 일부이다.
농업미생물과 미생물기능연구실은 식물의 생육과 저항성을 높이고 병해충을 방제하는 미생물을 발굴하고 이를 실용화하는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미생물이 식물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연구해, 작물 재배 방식에 맞춘 미생물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오랜 기간 동일한 작용기전을 가진 화학농약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식물병원균의 약제에 대한 저항성이 발생하여, 이를 극복할 새로운 방식의 병 방제 소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국제적으로 탄소 저감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농업 분야에서도 화학비료와 농약을 대신할 미생물 개발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그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작물 건강을 지키는 맞춤형 미생물 솔루션,
농업미생물의 산업화와 현장적용 사례
농업미생물과 미생물기능연구진은 고추, 배추, 오이 등에서 발생하는 주요 식물병과 이상기후 등에 의한 환경장해에 대해 유용한 미생물을 찾아내고 그 효과를 검증했다. 예를 들어, 고추, 토마토 등 주요 작물의 생육을 증가시키고 고추 탄저병과 토마토 잿빛곰팡이병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복합기능 미생물, 바실러스 벨레젠시스 GH1-13을 발굴하여 ‘뿌리고’ ((주)마이크로자임)로 산업화에 성공하였다.
또한, 환경장해를 줄이는 미생물로는 배추의 고온건조 피해를 줄이고 생육을 촉진하는 바실러스 시아멘시스 균주, 염류집적 및 온도장해를 경감시키는 바실러스 메소나에, 고추의 건조장해를 줄이는 페리바실러스 균주 등을 발굴하였다.
이 중 바실러스 메소나에 H20-5는 ‘메소나’ ((주)글로벌아그로)로 산업화하였고, 현재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구진은 다양한 작물의 재배시기와 방식에 따라 필요한 미생물을 적용하여 건강한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는 맞춤형 처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올해 경북 봉화의 일반 수박 재배 농가와 충북 충주의 유기농 수박 농가를 대상으로 현장평가를 진행하여 수박 생육단계별 미생물제 맞춤 처리방안을 마련했다.
두 농가에 수박 아주심기 후 저온 스트레스를 줄이고 초기 생육을 줄이기 위해서는 ‘뿌리고’와 ‘메소나’를 적용했고, 유기농 수박재배 농가에서는 진딧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천적과 진딧물 방제용 미생물제인 ‘참총충’을 번갈아 투입하여 자연 친화적 방제를 실현했다. 또한, 일반 수박 농가에서는 이어짓기 때문에 발생하는덩굴쪼김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생물 농약으로 등록된 ‘탑시드’를 처리하여 발병률을 크게 낮추는 성과를 얻었다.
이러한 맞춤형 미생물 처리 체계는 농업 현장에서 작물의 건강을 지키고 환경에도 부합하는 방안으로 점점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미생물기능연구실은 “미생물이 식물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와 더불어 주변 환경에 주는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환경 친화적인 방법으로 병해충을 방제하고 환경 장해를 극복할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