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의 정부 통계 포털 사이트에 ‘2022년도 식품유통단계별 가격형성 조사 결과’가 업데이트됐다. 해당 조사는 2019년까지 2년마다 갱신됐던 자료이지만, 이번 업데이트는 5년만이다.
일본의 식품유통단계별 가격형성 조사 결과는 우리나라에서 매년 실시되는 유통비용률 조사 결과와 유사하다. 일본의 식품유통단계별 가격형성 조사 결과는 청과물 16개 품목(채소 14개, 과일 2개)에 대한 100kg당 유통경비를 산출하고 있으며, △집출하단체경비, △도매경비(수수료), △중도매경비, △소매경비의 4단계의 유통단계를 구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산물 유통단계별 유통비용률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일본 식품 유통단계별 가격형성 조사 결과를 설명하면, 출하 단계에 해당하는 ‘집출하단체경비’는 생산자가 출하 단체에 지불하는 수수료와 선별, 포장 기자재 등의 비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도매단계에 해당하는 것이 ‘도매경비’와 ‘중도매경비’이다. 우리나라는 도매법인의 위탁수수료와 중도매인의 판매이윤 등을 합산하고 있는 반면, 일본에서는 도매법인의 위탁수수료와 중도매인의 판매이윤을 구분하여 산출하고 있다. 소매단계에 해당하는 ‘소매경비’에서는 소매업자의 이윤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2022년 유통비용률 조사 결과’는 35개 품목(식량작물 및 채소, 과일)이 조사 대상이며, 소비자 지급가격을 100으로 할 때 유통 비용률은 49.7%(△출하 단계 9.6 △도매단계 13.5 △소매단계 26.6)로 산출됐다. 반면, 일본 식품유통단계별 가격형성 조사 결과는 청과물 16개 품목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소비자 지급가격이 100일 때 유통경비는 51.5%(△집출하단체경비 15.0 △도매경비 5.2 △중도매경비 11.5 △소매경비 19.9)이다.
평균 유통비용을 단순비교하면 우리나라 49.7%, 일본 51.5%이다. 우리나라의 유통비용률이 일본에 비해 낮음을 확인할 수 있다.
좀 더 세밀하게 단계별로 살펴보면 △출하단계 ‘한국 9.6%’ vs ‘일본 15.0%’ △도매단계 ‘한국 13.5%’ vs ‘일본 16.7%’ △소매단계 ‘한국 26.6%’ vs ‘일본 19.9%’이다. 우리나라의 유통비용률이 △출하단계 △도매단계에서 일본에 비해 더 낮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비교자료는 우리나라의 유통비용률이 산지부터 도매시장까지 일본에 비해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물론, 유통비용률 상승의 주범이 도매시장이라고 맹신하는 사람들에게는 믿고 싶지 않은 자료일 듯싶다. 그러나, 이는 우리나라 정부와 일본 정부가 조사하여 공개하고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비교한 결과이다.
합리적인 측면에서 효율적인 유통구조 개선을 모색한다면, 일본에 비해 유통비용률이 높은 소매단계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매단계의 유통비용률은 우리나라가 26.6%인 반면, 일본은 19.9%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