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④보은 청년농 김건우 대표의 양봉산업

2024.10.03 16:15:18

아카시꿀 수출부터 할랄 인증

<디지털 전환과 청년세대 육성, 농업농촌 경쟁력과 가치 만든다>

 

청년농업인이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 자기 관리에 아낌없이 투자하며 변화를 기록하고 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아아 스므 살!’ 이라는 짜릿한 그 시절부터 끊임없이 사업에 도전했고 대박과 실패가 반복 됐다.

 

지난 2020년 보은군 농업기술센터 농업인 교육을 통해 농식품부 청년창업농에 선발되어 양봉산업의 길을 걷게 됐다. 그 주인공은 이제 꿀 생산뿐 아니라 수출, 양봉업계 최초 할랄 인증 획득을 앞두고 있다.

정확하게 타겟팅해 자신만의 꿀 소비층을 확보해 나가는 청년농부 김건우 대표이다.

 

 

“청년창업농으로 선발됐을 때 무척 기쁘고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주어진 만큼 기대와 설렘도 컸습니다. 동시에 책임감과 부담감도 함께 느꼈죠. 그동안 준비해온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감사했고, 앞으로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해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김건우 대표는 “특히 농사를 처음 시작한 청년 농업인들이 초기 소득 불안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에서 주는 월 100만 원의 지원금은 양봉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해 줬다. 그 지원이 씨앗이 되어 지금 성과로 발현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은군 농업기술센터 김은희 소장은 “벌을 키운다는 것이 청년농업인으로 힘들 수 있는 부분도 있을 텐데, 언제나 밝은 미소로 적극적으로 활동한다. 이제는 양봉을 매개로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김건우 청년농업인은 청년4h 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함께하는 양봉산업을 이끌어 나가는 주인공이다. 끊임없이 배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멋지고, 올해는 농업대학 양봉 심화과정도 졸업했다. 직접 생산한 꿀을 세계시장에 거침없이 도전하는 청년농부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생일선물 ‘行不無得’

김건우 대표의 사무실에 들어서면 ‘行不無得’ 사자성어가 먼저 보인다. 어머니가 23살 생일 선물로 주신 글귀라고 한다. “얻으려면 실행해야 하고, 또 얻기 위해 내가 먼저 버려야 한다”는 이 문장은 삶의 철학이자 지침이 됐다.

 

그는 고전 문학을 사랑하며, 특히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의 “존재는 본질을 앞선다”는 사상에 깊이 공감하며, 무엇보다 생각만이 아닌, 행동이야말로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매사 일이 풀리지 않을 땐 자신을 돌아보며 성찰하고, 힘들어도 딱 하나 ‘웃음만은 잃지 말자’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졌다.

 

이러한 경영 철학을 갖고 쉽지 않은 창업의 길이지만, 지역 사회와 국가에 공헌하고 비록 작은 날개 짓일지라도 아젠다Agenda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업가로써의 본질과 덕목을 갖춰 헌신을 다 하겠다는 각오로 현장을 뛰고 있다.

 

 

양봉산업의 길

사업을 해서 돈을 벌기도 하고, 사기도 당했다. 사람이 싫어서 머리도 시킬겸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 한 돈으로 일본 오키나와에서 1년 동안 살았다.

 

렌트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오키나와 여행가이드를 출판할 정도로 창의적인 삶을 보냈다. 이제까지 폐업한 사업장만 5개일 정도로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지난 2015년 세계 양봉인 대회’를 계기로 양봉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그리고 2020년 농림부에서 주관하는 청년창업농을 신청하고 본격적인 양봉산업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양봉산업의 공익적 가치와 성장 잠재력은 높지만, 현장은 매우 열약한 산업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건우 대표는 우수한 양봉산물과 고유한 한국의 전통문화Traditional Culture를 결합하여 글로벌한 마켓시장의 수출을 선도하는 것을 중요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역농어촌사회 발전 기여와 농촌융복합산업의 양봉경영체, 산학연, 스테이크홀더Stakeholder와 함께 또 다른 시각에서의 양봉을 정립하고자 창업했다고 밝혔다.

 

그는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연적이며 ESG와 꿀벌과의 관계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대표적인 환경의 생물지표로 공익적 활동이 우수한 꿀벌이 활용된다. 수분 매개 활동 중 50%에 육박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의 먹거리와도 직결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여러 방면의 솔루션이 있겠지만, 저는 몸 담고 있는 양봉산업에서 바라보는 환경과 꿀벌의 관계, 영향 그리고 우수한 양봉 제품에서 그 뜻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3년간 안정적인 청창농 지원 덕분에 수출까지 해냈다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한 이후, 양봉 청년농업인 최초로 HACCP 인증과 국제표준인증ISO22000, FSSC22000을 획득했다. 또한 벤처기업 인증, 6차산업 인증, 메인비즈 인증, 농공상 인증, 날씨경영우수기업 인증 등을 받으며 점차 성장해 나가고 있다. 특히, 2023년에는 인도네시아로 아카시 꿀을 수출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11월에는 더 많은 양의 꿀을 수출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수출을 위해 양봉업계 최초로 할랄 인증 취득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건우 대표는 “이 모든 성과는 3년간의 안정적인 청창농 지원 덕분에 가능했다. 우리나라 청년농업인으로서 농업의 미래를 짊어진다는 자부심과 국가의 식량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을 깊이 느끼고 있다. 또한, 이러한 청년창업농 정책을 만들어주고 미래 농업 전략을 위해 헌신하는 분들 덕분에 저 또한 그 안에서 성장할 수 있었기에, 그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60군에서 200군 확장, 현재는 30군 이유 있다.

처음 60군으로 시작해 3년차에는 200군 정도까지 확장했지만, 한 순간 병해충으로 인해 거의 전멸했다. 좌절보다는 다시 시작했다. 많은 봉군을 병해충으로 잃었을 때 무척 낙심하고 속상했지만, 실패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이것은 하나의 경험이며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받아들였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다시 도전했다.

 

이제는 벌을 많이 키우기 보다는 강한 벌을 키우기 위해 30군만 사육하고, 꿀벌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김 대표는 “양봉 농가는 한 번 무너지면 재투자 비용이 부담된다. 200군 이상 키웠다가 병해충으로 10군까지 내려갔다. 이 과정에서 얻은 교훈은 저를 더 강하게 만들었고, 벌을 많이 키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아주 강한 벌, 건강한 벌을 계속 키우고 유통에 신경쓰고 싶었다. 실패는 앞으로의 도전에도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나 스스로에게도 위로했다. 모든 경험은 그 자체로 의미를 지니며, 내 자산이 된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성공 또한 내게 엄청나게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것은 삶의 흐름 속에서 지나가는 하나의 과정일 뿐, 본질적인 의미를 부여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내게 최선을 다하고 집중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보은군 농업기술센터 양봉 교육 도움

아버지 친구께서 양봉을 하셨는데, 꿀 따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곳에서 양봉 일을 돕다가 본격적으로 배웠다.

 

양봉장에서 엄청 힐링됐어요. 그리고 양봉산업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귀농했고, 양봉을 하게 됐어요. 특히 청창농에 선정되어 자신감을 갖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김건우 대표는 “양봉은 조금만 방심하거나 자만하면 하루 아침에 다 죽을 수 있다. 항상 행불무득行不無得의 자세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양봉농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농업기술센터 청년농업인을 담당하는 선생님께서 많은 도움을 준다. 양봉 교육이 있을 때 직접 연락하며, 너무 감사하다. 함께 양봉하는 선도 양봉인께도 기술자문을 받는다”고 말했다.

특히 농업기술센터 농업대학에서 양봉 관련 교육을 받으면서 더 체계적인, 자신만의 양봉 노하우를 축적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베트남과 FTA, 경쟁력 있는 브랜드 상품화에 박차

베트남산 꿀 수입은 지난 23년부터 엄청나게 수입되고 있다. 두려움보다는 베트남과의 FTA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현재 가능한 일부터 실행하고 있다. 국내 위생 표준 인증 확보와 검증된 고품질 제품 생산, 양화봉의 브랜드 스토리 강화, 그리고 철저히 분석된 현지화 마케팅 전략을 통해 수출을 실현하고자 한다.

 

“세계는 넓고, 그 안에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확신합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기에, 흐름과 상황 속에서 저만의 청년 농부의 정체성을 찾아가고자 합니다. 모든 상황은 ‘행불’과 같이 공존하는 것 같습니다.”

 

김건우 대표의 브랜드는 양화봉이다. 그는 “양화봉은 ‘꽃을 기르는 벌’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는 단순히 벌꿀 생산을 넘어서 꿀벌의 충매화(수분 매개)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꿀벌은 생태계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며, 다양한 식물의 수분을 돕는 존재이다. 이러한 꿀벌의 활동은 우리가 먹는 많은 작물의 생산과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양화봉은 이러한 자연의 위대함과 꿀벌의 가치를 브랜드 스토리에 내포하며, 생태계 보호와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바람이 있다면 자퇴한 아이들을 위한 사회적 역할

“거창한 미래 계획보다는 지금 이 순간의 나에게 집중하고 싶습니다. 현재, 하고 있는 일과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더 많은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우리는 언제든 죽음을 맞이할 수 있기에, 먼 미래를 계획하는 것보다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를 한 사람으로서 사회에서 자퇴한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비록 사회가 그들을 위한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지만, 심적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느낍니다. 저는 늘 소망합니다. 제가 더 성장한다면, 그들을 위한 자퇴협회를 설립하여 그들의 삶과 사회 적응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습니다.”

 

김건우 대표는 “무엇을 하려고 의도적으로 계획하기보다는, 삶의 흐름과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마치 태어날 때부터 삶을 계획하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태어나 보니 주어진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과 같다. 때론 방향을 정하려고 하지만, 결국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변화를 겪으며, 그 흐름에 따라 우리의 길이 결정되는 것 같다. 모든 순간이 계획에 따른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 속에서 나의 선택과 경험을 통해 조금씩 쌓여가는 과정이라고 느낀다. 이런 생각을 하며, 앞으로도 삶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라 성장하고 미래로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 제작 지원 : 2024년 FTA 분야 교육·홍보사업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4년 10월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최서임 기자 farmmarket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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