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드론, 로봇,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이 농업·농촌에 빠르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농업·농촌 인력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하며,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출범으로 우리 농업은 국경 없는 무한 경쟁 시대에 진입했다.
이러한 농업 여건 변화를 극복하고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대형화·자동화, 로봇, 자율주행, 드론 등 첨단 기술이 영농현장에서 안전하게 활용되고 관리·운영되어야 한다.
국내 농업기계 시장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정부융자지원으로 판매된 트랙터가 총 5,102대(약 2,785억 2,800만원), 승용이앙기는 1,991대(약 563억 3,300만원)으로 나타났다. 첨단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지속적인 수요 증가로 시장 규모는 확대될 전망되며 지난해 기준 전 세계적으로 트랙터 시장 규모는 약 1,2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렇듯 시장규모 확대 및 기술 확산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반면 유럽 등 주요 국가의 농업기계 정비수리 기능인력은 극히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농업기계 생산업체의 정비수리 교육이 1985년 이후 중단되었고, 농업기계 정비인력 양성 교육프로그램 부재 및 전문기술 학원도 없는 실정이다.
또 농업기계 정비 기능인력을 중추적으로 양성했던 전국 농업계 고등학교의 농업기계과는 대부분 폐과되었거나 일부는 인기 있는 자동차과, 건설기계과로 편성돼 통합 운영되는 실정이다. 그 어느 때보다 첨단 기술 확산 및 정비 수리 기능인력 확보 등 농업기계 정비분야 전문 인력난 해소 노력과 함께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정부는 농업기계화 촉진 사업 추진을 위해서 5년마다 농업기계화 기본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제9차 농업기계화 기본계획(2022~2026년)은 농업인 대상의 스마트농업기계 교육을 강화하고, 산·학을 활용한 농업기계 전문인력 및 현장 정비인력 양성 계획 담고 있다.
일부 내용으로 대학에서는 전통 농업기계 기반의 ICT, IoT, AI, 자율주행 등 융복합 과정을 도입하고, 현장 실무형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학부 교육과정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학부 교육과정은 산업체 교육센터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정비인력 양성 분야는 민간 전문가 및 민간 농업기계 기술교육센터를 최대한 활용해 각각 업체별 대리점 직원뿐만 아니라 사용 농업인, 대학 및 고등학교 학생 대상의 정비수리 교육도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농업기계 공급자(제조업체, 수입업자)와 지방자치단체 간 상호 정비수리 교육프로그램 마련 등 농업기계 정비수리 인력 양성을 위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농협과 한국폴리텍대학 전북캠퍼스에서는 상호 협업을 통해 농협중앙회 자체의 농업기계 정비 전문인력 양성 사업의 일환으로 농업기계 산업기사 및 농업기계 정비기능사 자격증 취득 과정을 구축하고 정비수리 분야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전국 지역농협의 농업기계 정비기술 전문인력은 약 1,100여명이며(2020년 농협농기계센터 활성화 컨설팅 보고서, 농민신문사), 지역별 농업인에 대한 신속한 영농 지원을 위해 농협은 교육협력 체계 구축 및 농업기계 정비수리 기술 인력의 전문성 강화 교육프로그램 마련 등 컨설팅 보고서에서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농촌진흥청은 각도 농업기술원 및 시군농업기술센터 167개소와 함께 농업기계 사용 농업인에 대한 사용자교육, 안전교육, 정비수리교육, 임대사업 지원 등을 일선 영농현장에서 농업인 지도에 노력하고 있다. 중앙 및 지자체의 농업기계 전문 기술 인력은 1,600여명(2020년 농촌진흥청)이며, 농촌진흥청 농촌인적자원개발센터는 교육사업(지도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각 도원 및 시군농업기술센터의 농업기계 담당공무원에 대한 중앙단위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농업기계 전문인력 양성교육을 보면 농림축산식품부의 제9차 농업기계화 기본계획(2022~2026년) 수립, 농촌진흥청 농촌인적자원개발센터의 농업기계 담당공무원 대상 전문교육, 각 도농업기술원 및 시군농업기술센터의 사용농업인 안전사용교육 및 임대사업 지원, 농협중앙회-한국폴리텍대학 연계의 지역농협 농업기계 담당자 대상 정비기술교육, 생산업체의 자사대리점 직원 전문교육 등으로 현장 맞춤형 전문교육이 지원되고 있으며, 대학과 고등학교의 정비기술 인력 양성 교육도 일부 추진되고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농업기계 정책 및 전문교육이 진행되고 있지만 현장에서의 목소리는 여전히 체계적인 정비인력 양성 교육이 미흡하거나 빠르게 적용되고 있는 첨단기술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면 ICT 등 첨단기술이 적용된 농업기계 정비 수리를 위해서는 생산업체를 제외하고는 각 교육기관(농진청, 각 도원 및 시군농업기술센터, 농협 등)에 정밀진단기 및 정밀 정비수리 장비용 공구가 없거나 부족한 실정이며, 농업인·학생·귀농희망자, 일반인 등 농업 활용을 위해 농업기계 분야 자격증 취득을 하려고 해도 전문교육기관 및 학원 등이 없어 배움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지자체 및 농협 등 농업기계 담당자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지원 미흡, 승진 기회 부족, 각종 수당지급 애로 등 사기진작에 대한 처우도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특히 후계 정비인력(대학생, 고등학생 등) 확보 방안도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미래농업의 농산물 안전생산 및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농업기계 정비인력 양성 체계 점검, 정비수리 기술 수준 및 환경을 종합적으로 진단해 산·학·관이 협력해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