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골집, 기자도 마음에 들었다. 그곳에서 발효 음식을 맛있게, 건강하게 만들고 있는 산골정 배재희 대표는 참 멋졌다. 7월 더위에도 정성스럽게 자연발효 음식에 아름다운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자연이 주는 재료로 천연발효 식품들을 연구 개발하여 전통장류, 천연발효식초, 수제조청 등을 상품화하는 그녀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배재희 대표는 “우리 식탁의 변화를 주고 싶었다. 건강한 음식을 먹고, 살아있는 동안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그래서 인스턴트식품보다는 발효음식에 관심을 갖고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활용하여 소비자와 함께 나눠 먹는다는 생각을 갖고 발효음식들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영암군농업기술센터 박성록 팀장은 “생활개선회 서호면 회장을 맡아 회원들과 함께 봉사활동도 펼치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회원들과 함께 더욱 풍성해지고 맛있는 농촌마을을 만들어 가는데 앞장서고 있다. 특히 청국장, 된장, 메주 등 전통 장류나 조청 등을 전통적인 맛과 젊은 소비자층이 선호하는 맛도 상품화하여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은적산 아래로 귀농
서호면 은적산 아래 자자유촌 지역으로 귀농했다. 그 당시 빈집이 나왔다고 해서 겨울에 집 보러 갔을 때 좋은 햇볕이 쏟아지는 것을 느꼈고, 메주 발효가 아주 잘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남편이 귀농을 반대할까 봐 말도 못 하고 3일 동안 고민하면서 그 집을 다시 찾아가고 싶어서 잠도 오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튼 지금이야 남편도 함께 살지만, 그때 남편 몰래 시골집을 계약하고, 아이들과 함께 먼저 귀농했다고 한다.
“시골집에 적응이 안 되어 아이가 감기를 달고 살아서 도라지를 고아서 먹였더니 잘 안 먹었어요. 그래서 자연적인 단맛을 첨가하기 위해 엿기름을 만들어 조청과 함께 만든 도라지청을 두 달 정도 먹였는데 아주 좋아했죠. 아프지 않고 아주 씩씩하게 잘 자랐어요.”
배재희 대표는 이제는 업그레이드하여 홍도라지청을 만들어 그 맛은 말할 수 없이 깊다고 설명했다.
부모님의 발효 음식, 상품 출시
“내 나이 마흔 살, 부모님의 발효 음식이 그리웠어요. 어릴 적 섬에서 자랐는데, 아버지께서 생선을 잡아 오면 어머니께서 간장 항아리에 생선을 담아두셨죠. 몇 년 후 숙성된 그 간장 맛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배재희 대표는 “그때 어머니의 숙성된 간장에 대해 관심 없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어머니께서 해 주신 그 간장맛이 먹고 싶어서 귀농했다. 발효 음식을 하고 싶어서 귀농했고, 관심을 갖고 연구한 결과 수없이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어육장, 장류, 조청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