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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글> 이상견빙지(履霜堅氷至)와 과수화상병



이상견빙지履霜堅氷至는 서리를 밟게 되면 멀지 않아 단단한 얼음을  보게 된다는 말이다. 세상의 모든 사물은 일조일석에 갑자기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점차 극도의 위협으로 경계해야할 지경에 달하게 된다는 뜻이다.


뜨겁던 여름이 어제 같지만 첫 서리를 밟게 되면 추운 겨울이 닥쳐올 것을 알게 된다.


이 말은 『역경易經』「坤卦」 초효初爻에 있는 효사爻辭이다. 곤은 땅을 뜻하고 음을 뜻한다. 음은 차가운 것, 어두운 것을 뜻하고, 곤의 반대는 건이다. 건은 하늘이며 양이다. 양은 더운 것, 밝은 것이다. 봄과 여름은 건에 속하고 가을과 겨울이 곤에 속한다. 따라서 가을이 되어 서리를 밟게 되면 차츰 날이 추워져서 천지 만물이 얼어버리는 겨울이 오는 것이다. 우리는 단풍잎 한 장에도 가을이 왔다는 것을 느끼듯이 첫서리가 내리면 추운 겨울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연이은 과수화상병 발생으로 사과, 배 농가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과수화상병 발병이 확진된 과수원은 전체 폐원해야 하고 폐원 이후에도 3년 간 과수와 과수화상병을 일으킬 수 있는 매실·모과·살구·자두 등 28종의 기주식물과 과수를 재배할 수 없다고 한다.


지자체단체장은 화상병 발생 농가, 관련기관 등을 방문하여 과수화상병이 발병하면 신속한 방제조치와 예방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과수화상병은 발병하면 회복이 불가능한 세균병이라며 확산방지를 위해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방제 작업에 최선을 다해달라고만 당부한다. 당부만으로 해결될 과수화상병이 아니다.


하루빨리 과수화상병 예찰과 방제 등에 따른 전문인력들이 보강되거나 전문적으로 업무를 맡아  우리 먹거리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지역의 농업을 가장 잘 파악하며 농업인들과 함께 하는 시군농업기술센터의 농촌지도사들이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지자체의 다양한 행사 등으로 농촌지도 업무보다 행정 업무까지 하다 보니  화상병 등 병해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농촌지도 역할을 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전국의 농촌지도사가 농촌지도 업무를 전문적으로 맡아 병해충 없는 농업, 고품질의 농업, 농업의 가치를 도시민과 함께하는 농업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흥하고 망하는 것은 일조일석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고 했듯이 아주 작고 약한 조짐에서 출발해서 결국 국한에 달하고 만다.


이상견빙지라는 말은 어떤 조금한 조짐을 보고 장차 올 중대한 결과를 예견하거나 예측할 수 있는 비유로 쓰이는 말이라 하는데, 좋은 뜻으로 쓰일 수 있지만, 보통 좋지 못한 결과에 대한 예고로서 많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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