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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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이는 몸속에 있는 실샘을 이용해 실젖을 통해 거미줄을 만드는 것을 기억의 저편 세포 속에서 깨우기 시작했다. 아라이는 실젖을 문질러 거미줄을 내어 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쉽게 거미줄이 만들어 졌다.
 아라이는 앞장서 오르면서 뒤에 있는 형제들의 모습을 보았다. 그 무리 중에 아라크도 보였다. 아라크도 다른 형제들이 처 놓은 거미줄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무리들은 안전을 위해 모두 한 덩어리처럼 뒤엉켜 뭉쳐 있다. 서로 의지하며 거미줄로 서로의 생명을 지켜주듯 얼기설기 뭉쳐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감에 그나마 위안을 느끼며 새로운 삶에 대한 긴 여정을 잠시 잊고 있을 찰나, 갑자기 어디서 낯선 그림자가 점점 길게 드리워지더니 우리 곁으로 성큼성큼 다가온다. 바로 인간이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 인간은 아무런 적대행동을 하지 않고 사라져 갔다.

 햇살이 쏟아져 내렸다. 상수리아주머니의 가지 끝 잎새들이 새로운 아침을 알리듯 재잘거린다. 악몽같이 길었던 밤.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아라이는 기억을 되짚어 봤지만 기억나는 것은 두려움뿐이었다. 앞서 오르던 한 동료가 소리친다.

 “이제 곧 새 세상을 향해 힘찬 비행을 한다구”
 “비행이라구?”
 “그래 새로운 비행”

 아라이는 손을 내밀어 아라크에게 다가간다. 미소 짓던 엄마구름이 일순간 바람에 멀어져 갔다. 바로 그때 형제들 중에 하나가 

 “지금이야”
 “날아오르자”하면서 소리쳤다.

 여러 마리의 형제들이 엄마 얼굴이 머물던 하늘을 향해 명주실 같은 거미줄을 분사하기 시작했다. 거미줄은 바람을 타고 하늘로 향하기 시작했고, 형제들은 그 거미줄을 타고 멀리 날아가기 시작했다. 유사비행이 시작된 것이다. 목적지를 알 수 없는 삶의 첫 비행. 오로지 바람에만 내 생명을 담보로 삼고 날아가는 긴장감 속에서 아라이의 눈은 비장함으로 빛나고 있었다.
처음으로 날아오른 하늘. 넓은 세상을 한 눈에 보는 즐거움. 아라크와 아라이는 긴장감 속에서도 서서히 비행을 즐기기 시작했다. 얼마를 날아올랐을까? 
 상수리나무아줌마의 모습이 점점 멀어져 이제는 조그마한 성냥개비처럼 보였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날다 보니 우리보다 먼저 비행했던 형제들의 모습도 여기저기 보인다. 안도의 한숨을 내는 순간 어디선가 빠른 속도로 우릴 향해 질주해 오는 물체가 보였다.

 “악, 새다.”

 
비명을 지르는 아라크. 곤줄박이는 바람을 가르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라이와 아라크를 향해 쏜살같이 날아오고 있다. 곤줄박이의 출현에 깜짝 놀라 서로 잡고 있던 손을 그만 놓치고 말았다. 아라크와 손을 놓친 아라이는 역풍을 받고 더 높이 하늘 쪽으로 상승하여 버렸고, 아라크는 아래쪽으로 곤두박질쳤다. 땅으로 떨어지는 아라크의 모습과 아라크를 쫓아가는 새의 뒷모습에 아라이는 아찔한 현기증을 느끼게 되었다.
능선을 몇 개를 넘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아라크의 운명이 어찌됐는지, 궁금함 때문에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라이는 잠시 길을 잃었다. 바로 그때.


 “반갑다. 난 캔이야”
 “넌 이름이 뭐니?”
 “난 아라이야”

 
캔은 아라이의 손을 잡고 무사히 나뭇가지에 안착을 했다. 아라이는 자신이 서 있는 주변을 살펴보았다. 아라이는 처음으로 대하는 시골 풍경이 마음에 들었다.
 엄마의 품속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시골풍경에 심취되어 있는 순간 캔이 사라져 버렸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아라이는 캔을 찾기 시작했지만 캔은 보이질 않았다.